“무조건 지역제품 써 달라는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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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지역제품 써 달라는 거 아니다”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7.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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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기업인협의회 간담회
제품 우수하지만 평가기회조차 없어
관내 제품 우선구매 60~70% 돼야

“지역제품을 무조건 써 달라는 것 아니다. 어느 제품이 더 좋은지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는 있어야 하지만 기회조차 없었다”

27년간 옥천에서 데크생산을 해온 에코존 윤병규 대표는 지역제품을 외면하는 군을 향해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에코존은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과 목재가 섞인 합성데크가 아닌 목재데크 생산만을 고집해 왔다. 목재데크도 동남아 밀림지역에서 자라는 말라스 수종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카시 수종을 주재료로 한다. 말라스데크는 내구성이 3등급으로 수명은 5~15년에 불과하나 에코존이 생산하는 아카시데크는 1~1.5등급으로 수명이 말라스데크 10배가 넘는 50~80년이다. 가격은 아카시, 말라스, 합성 순으로 비싸지만 큰 차이는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가격면에서나 수명, 환경적 요소까지 누가 따져도 아카시테크를 선택한다는 것. 

윤 대표는 “개인이 자동차 한 대를 구입하더라도 가격과 연비 등을 철저히 따져 구매한다. 하지만 옥천군은 수억 원이 들어가는 장계관광지 데크공사를 하면서 합성데크를 선택했다. 합성데크는 목재데크(아카시나무)에 비해 가격은 조금 저렴하지만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반면 목재데크 수명은 몇 배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며 “합성데크는 사후 소각폐기 시 다이옥신이 발생해 옥천군 소각장에서는 폐기할 수도 없고 특수시설이 된 소각장으로 가야 한다”고 사후처리문제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제품 우선구매에 대한 옥천군 조례가 있다. 상위법인 목재법(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에도 지역목재를 이용해 생산한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게 돼 있다. 옥천군은 법까지 위반하며 지역제품을 외면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그는 “옥천에서 27년간 기업을 운영해 왔고 데크생산은 10년이 됐지만 더 이상 옥천에서 버틸 힘이 없다”며 “옥천을 떠날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고충을 토로하는 기업은 에코존만이 아니다. 지난 5일 군의회와 기업인협의회간 열린 간담회장은 기업인들의 성토의 장이었다.

김종율 협의회장은 “옥천지역 기업은 업종이 다양하지 않다. 대부분 농기계, 자동차부품, 식품이 대표적”이라며 “국제농기계를 다른 기업이 인수하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자동차 내연기관 생산업체는 직원을 감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어려움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인력수급 문제, 환경 규제, 열악한 지원이 옥천을 떠나는 주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조건희 부회장과 임명복 군서면협의회장은 지역제품 우선 구매를, 황인준 동안리농공지역협의회장은 주소만 옥천에 두고 있는 위장 업체 색출을, 정해자 부회장은 전문 인력수급 고충을, 연찬흠 부회장은 관급자재 납품 현황 정기적 체크를 주문했다.

이에 이용수 의원은 군의회 차원 체크 방안 마련과 페이퍼컴퍼니 색출, 지역제품 구매 60~70% 유지를, 이의순 의원은 관내 제품 인증제 도입을, 손석철 의원은 장기적 안목으로 대책 마련을, 임만재 의원은 우선구매 조례 개정과 정기적 계약수주사항 체크를, 유재목 의원은 설계부터 지역제품 담는 방안을, 곽봉호 의원은 외지 제품 구매 시 군의회 사전 승인제 도입을 주장했다.

김외식 의장은 “군의회 의원실 문턱은 없다.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든 찾아와 의논해 달라”고 위로하며, 군의회 차원의 대책마련도 약속했다. 특히 외지제품 구매 사전 승인제 도입에 긍정적 의견이 나와 향후 어떤 형식으로 진행될지 경제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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