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가 최고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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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가 최고 행복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7.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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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남면 연주리 이영권·이현옥 부부
귀촌인 이영권·이현옥 씨 부부가 울 안 나무 아래 만들어 놓은 그네 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0년은 됐음직한 느티나무가 대문 옆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한여름의 더위도 그 그늘 아래선 물러날 것 같은 짙은 녹음이 인상적이었다. 안남면사무소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거기 이영권(69)·이현옥(65) 부부가 살아가는 집이 있다. 부부가 권한 의자에 앉으니 둔주봉 산책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눈 두는 곳마다 초록빛이었다. 잔디가 깔린 잘 정리된 마당은 넓직했다. 꽃도 있고 채소도 자라고 있었다. 문을 열어둔 방 하나는 이영권 씨가 색소폰을 연습하는 장소라고 했다.

이 씨는 대전이 고향이다. 30년 동안은 경제 활동을 위해 대구에서 지냈다. 4년 전 옥천으로 이주했다. 그는 대전 성남동에 살 때 자신 소유의 땅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평생 넓은 땅에 집을 짓고 자연과 더불어 여유롭게 살고 싶었다. 그 꿈을 60이 훌쩍 넘기고서야 이룰 수가 있었다. 아내 이현옥 씨는 처음 이곳으로 온다고 했을 때 사실 반대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공기 좋고, 경치 좋고, 한적한 곳에 집이 있어 여유롭다”며 “사시사철 변하는 액자 안 그림 속 풍경 같은 이곳이 너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매일 둔주봉 산책로를 따라 능선까지 오른다. 2017년 심근경색으로 몸이 불편했는데 산을 오르며 몸에 힘이 생기고 덜 아프단다. 오후에는 일주일에 2번 마을회관 2층에서 스포츠 댄스를 하는데 즐겁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아주 만족스러워했다. 안남면 적십자회원으로 연주리 부녀회장으로 마을 일을 맡아하고 있다.

이영권 씨는 안남초 학교지킴이로 일한다. 5년 전부터 취미로 시작한 색소폰은 동호회 활동으로 이어져 지역에서 공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산 보청천 다리 밑에서 펼쳐진 ‘제3회 꿈끼나 축제’에도 오는 29일 마지막 주 토요일 안남장터에서도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이러한 활동은 그의 삶에 큰 활력소가 된다고 했다.

이영권 씨는 앞으로 별다른 계획이 없다. 지금처럼 유유자적 하면서 순간순간마다 최대치의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어했다. 그는 아내에게 “다른 걱정은 없다. 몸이 약하니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며 “안 아파야 오래 행복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현옥 씨는 “남편은 건강하니까 이대로 취미생활 하면서 잘 지내길 바랄 뿐 더 이상의 바라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부부는 인생의 후반 서로를 간섭하지 않았다. 각자의 취미생활로 상대를 마음 편안하게 해줬다. 그렇게 부부는 한 울타리 안에서 평온한 일상을 감사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4년 동안 둔주봉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부부의 마음은 이미 그 산을 닮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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