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장날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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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장날을 가다
  • 전순표 시인·옥천향토전시관 명예관장
  • 승인 2019.07.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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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표 시인·옥천향토전시관 명예관장

△쌀, 곶감, 인삼 농산물 풍부 활기 뗘
청산 장날은 2일과 7일마다 열리는 5일장으로 이원장과 같은 날짜에 장이 열리며 옥천장은 5일, 10일장이었다. ‘청산(靑山)’이란 지명은 940년 고려 태조 23년에 처음 청산현이 신설되면서 처음 청산이란 지명이 유래하여 올해로 1079년 되는 해이다.
백두대간 소백산맥의 속리산과 팔음산에서 흘러내린 보청천의 풍부한 수원을 이용하여 청산들 넓은 들에서 생산한 쌀을 비롯한 농산물과 감, 곶감, 인삼 등 특산물이 풍성하여 사시사철 청산장은 성시를 이루며 활기를 띠었다.
청산장의 장터는 옥천군 청산면 지전길 47번지 일대로 떡방앗간, 정육점, 일용품점, 식당, 다방 등이 밀집되어 있다. 북편으로 청산면사무소와 파출소, 동북쪽에 우체국, 청산초 남동 편에 청산농협, 신협이 자리한 청산면의 행정, 교육, 상업중심지이다.

△3.1운동 때 충북 가장 격렬 시위
1919년 3.1운동 때는 청산장터와 보청천 뚝방 일대에서 3월 26일과 4월 2일부터 4일까지 4일 동안 만세 시위를 벌여 예곡리 김철수 지사 등 5명이 순국하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등 충북에서 가장 격렬했던 3.1만세운동의 역사현장이다.
일제강점기인 1944년 인구 통계에서 옥천군은 인구가 총 76,042명이었고 옥천면은 11,834명, 청산면 10,899명, 청성면 10,865명, 이원면이 10,959명 이었다. 이후 1968년 옥천읍 인구가 21,294명 이었는데 그 당시 옥천군 전제 인구는 11만 명이 넘어섰고 청산면은 14,453명, 이원면이 15,954명에 이르렀다. 청산과 엇비슷한 청성면 주민을 포함해 인접지인 보은, 상주, 영동 용산까지 청산장을 이용하는 주민이 3만 명에 이르는 등 옥천장 보다도 청산장이 더 컸다. 이 때문에 청산장에는 풍부한 물산과 함께 상인과 장꾼이 몰려들었다.
 
△인근 흑연광산 등 호황, 돈 풀려 흥청
특히 일제강점기부터 청산면 인근의 금, 은 등을 생산하는 광산들과 해방 후 예곡천 상류 팔음산 명티리 월명광산은 광부가 4백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흑연광산이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풀린 돈으로 청산장은 더욱 북적되었다. 월명광산은 일본인이 대한제국시대부터 마로탄광과 함께 흑연광산을 개발하여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세계적인 흑연광산으로 유명했다. 이와 함께 대성리와 접한 보은 마로와 청성 화성탄광에서도 석탄을 채광하는 광산이 있었다. 청산, 청성 일대는 흑연을 비롯한 금, 은, 형석, 석탄 등을 캐는 광산들이 즐비해 광산에서 쏟아지는 돈으로 청산읍내 장날에 개도 100환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 말이 있을 정도로 청산의 오일장과 술집, 음식점이 호황을 누렸다.
예부터 청산읍내를 흐르는 보청천의 곳곳에 보를 일곱 개나 막아 그 풍부한 물로 마을마다 물레방아를 돌려 청산장은 청산평야지에서 생산한 각종 농산물과 물산이 집산되어 큰 청산장이 열려 칠보단장(七湺單場)의 고장이라 불린다.

△청산 천년기념탑, 생선국수축제
청산은 고려초인 태조 23년인 940년에 청산현 지명이 탄생, 올해로 1079년 된 유서 깊은 천년 고을로 3년 전인 2017년 4월 청산대교 가로공원에 청산 지명탄생 ‘천년기념탑’을 세우고 청산현과 청산군의 역사적 의의와 정체성을 새겼다. 이때부터 매년 봄 ‘청산 생선국수 축제’로 ‘농악경연대회와 청산민속씨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금 청산장은 예전에 비해 많이 축소되었으나, 인근 영동, 보은 상주 등지에서 거리목 상인들이 몰려와 포장을 치고 좌판을 벌인다. 이들 상인들은 각종의류와 건어물, 과일과 채소, 마늘, 고추 등 농산물과 농기구, 가정생활용품 등을 벌려 놓고 장다운 장날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장터 옆 우시장은 패쇄 되었고 농번기에는 한산해도 농한기에는 장날 같은 면모로 장꾼들이 꽤 많고 시골 장날의 푸근한 정취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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