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지역 ‘보이콧 재팬’ 물결…자발적 불매운동 동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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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지역 ‘보이콧 재팬’ 물결…자발적 불매운동 동참 이어져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08.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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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담기(주) 전직원 연수 중국으로 변경
안내면 주민자치위, 불매운동 결의 다져
이원면 NO일본·NO아베추진위원회 조직
23개 단체 참여 강력 규탄대회 개최
옥천고등학교 진입로에 일본의 경제침략을 규탄하는 여러 개 현수막이 내걸렸다.

일본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전국에 휘몰아친 가운데 옥천지역에서는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주민들의 자발적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정부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1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의 수출 규제를 공식 발표한데 이어 지난 2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관리 우대조치 대상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전국을 휩쓸었고, 옥천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먼저 칼을 빼든 곳은 옥천군 농업기술센터다. 농기센터는 복숭아, 자두농가 19명을 대상으로 8월 30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도쿄 야마나시현으로 연수를 떠날 계획이었으나 취소했다. 

청소년 교류도 중단됐다. 군은 중학생 등 39명이 8월 7일~11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자매결연도시 아오모리현 고노헤마치 방문이 계획돼 있었다. 예정대로라면 지금쯤 교류행사가 한참 진행될 판이다. 하지만 양일간 관계악화와 방문 반대여론이 확산되면서 결국 취소하게 됐다.(본지 175호 1면 보도)

옥천군의회도 지난달 25일 수출규제 철회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일본 규탄에 합세했다.
군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옥천군은 지난 20여 년 간 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우리나라에 대한 무례와 염치없는 경제보복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행위는 G20정상회의의 선언 및 WTO 협정 등에도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온 국제사회의 공조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원칙과 세계경제질서를 위협하는 일본정부의 비정상적인 수출규제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식민시대 강제징용 피해 배상에 관한 우리 사법부 판결의 이행과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또한 “경제규제를 철회하지 않을 시 옥천군민과 함께 일본제품 불매와 일본여행을 자제하는 범국민운동을 강력하게 펼쳐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일본 규탄은 체조대회에서도 막을 올렸다. 제13회 향수옥천포도·복숭아축제 기간인 지난달 27일 제4회 옥천군협회장기 체조대회에 참가한 50여명 초중고 및 대회참가자와 체조협회 강사들은 일본 불매운동 티를 입고 ‘독도는 우리 땅’ 음악에 맞춰 플래시 몹을 펼쳤다.

이들과 관중들은 하나가 돼 ‘가지않겠습니다, 먹지않겠습니다, 사지않겠습니다’라는 불매운동 문구가 새겨진 카드를 들고 카드섹션과 불매운동 구호를 외치며 참가의지를 다졌다.

이날 플래시 몹은 한은숙 전 체조협회장(현 사무국장)이 개인사비로 불매운동티를 구매하는 등 적극 추진에 이뤄졌다. 또 피켓 및 현수막은 김대훈 부회장, 카드섹션 협찬은 신영선 강사가 맡아 3주 동안 연습을 실시해 무대에 올려졌다.

여기에 참여한 회원은 어린 초등학생부터 60대 노인들까지 전 연령층이 힘을 보탰다. 라온댄스(초등부), 옥천중학교(에이블), 옥천여자중학교(비어트리스), 충북산업과학고(러쉬팀), 광장체조팀, 청성면(블루엔블루댄스)과 옥천군체조협회 강사진 등이었다.

한은숙 전 회장은 “독립운동은 하지 못했지만 불매운동은 할 수 있다”고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옥천의 토종기업 행복담기(주)(대표 이기용)도 가세했다. 행복담기는 오는 10월 26일~28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오사카에서 전직원이 참여하는 연수를 계획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행태에 분노한 회사측은 연수지를 중국 칭다오로 변경했다. 여기에 참여예정 직원수는 70~80명. 소요비용만도 1억여 원. 개인여행경비까지 합하면 1억3천여만 원이 든다. 한국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일본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거라는 방증이다.

행복담기 관계자는 “일본연수는 결국 일본을 도와주는 꼴인데 이는 (국민으로서) 도리가 아니다. ‘가지않겠다’에 동참의 의미”라며 “작은 힘이지만 국가에 힘을 보태기 위해 결정했다. 옥천군민들께서도 작은 것에서부터 힘을 보태자”고 독려했다.

단체로는 첫 안내면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전상현)와 이원면 주민들이 ‘NO일본’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원면발전위원회 등 23개 단체는 일본의 행태를 강력 규탄한다며 ‘이원면 NO일본·NO아베추진위원회’를 조직하고 8일 이원면사무소 대회의실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번 대회에서 곽상철 노인봉사단장은 “일본의 경체침략 NO일본! 아베 규탄! 일본제품 응징!”을 내용으로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원면발전위원회 박영웅 위원장은 “이원면은 3‧1만세운동의 고장으로서 전통을 살리고 일본 불매운동에 참여하자는데 의미가 있다”며 “큰 변화는 없겠지만 구석구석 여론을 형성해 국가에 힘을 보태기 위해 뜻을 모았다. 향후 진행계획은 위원회의를 통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안내면 주민자치위원회는 면사무소 대회의실에 모여 불매운동 결의를 다졌다.

전상현 위원장은 “일본정부는 과거사 반성 없이 오히려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시켰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무역 보복을 즉각 중지하지 않으면 전국적 불매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규탄대회에 참석한 옥천군주민자치협의회 김기현 회장은 “향후 각 지역 주민자치위원장님들과 의논해 조직적 규탄대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 오모(옥천읍) 씨는 “일본은 과거 반성 없이 경제침략을 일삼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기술 자립의 기회로 삼고 옥천군민은 하나가 돼 극일에 나서야 한다”며 “청소년들에겐 교훈적 의미로, 군민들은 일심단결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규탄대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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