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칠석과 견우직녀
상태바
칠월칠석과 견우직녀
  •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 승인 2019.08.08 1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칠월 칠석(음력 7월 7일)은 잊혀져가는 우리의 민속절로 금년은 양력 8월 7일이다.

칠석날 저녁엔 은하수 양편의 견우성(牽牛星)과 직녀성(織女星)이 1년에 1번 만난다는 전설과 이를 제사지내는 행사가 있었다. 더위와 장마가 좀 줄어들고 호박, 오이 등이 풍성한 때라 호박부침을 만들어 빌었다. 칠석은 시기적으로 두 별이 은하수를 중심으로 매우 가까워지는데 이러한 현상이 설화를 낳았다. 동양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중국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있고, 우리나라도 409년 축조된 평양 덕흥리 고구려 고분벽화에 견우직녀가 그려져 있다.

사랑이야기는 언제나 감동스럽다. 특히 그 내용이 장렬한 비극적 사랑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 반목하는 양 명문가의 남녀로서 운명적 사랑과 순간의 시차로 거푸 자살하는 비극적 종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작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견우와 직녀는 아직 죽지 않고 우리와 함께 살아있으며, 지금도 칠월칠석이면 은하수라는 운명적 갈림길에서 슬픈 사랑을 나누는 러브스토리이며 애잔한 감동이 서려 있는 우리들의 오랜 설화이다.

하늘나라 목동인 견우와 옥황상제의 손녀인 직녀가 결혼하고도 놀고먹으며 게으름을 피우자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여 견우는 은하수 동쪽에, 직녀는 은하수 서쪽에 떨어져 살게 하였다.
그래서 이 두 부부는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건널 수 없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애태우면서 지내야 했다.

이러한 견우와 직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들은 까마귀와 까치들은 해마다 칠석날에 이들을 만나게 해주기 위하여 하늘로 올라가 다리를 놓아 주었으니 그것이 곧 오작교(烏鵲橋)이다.

그래서 견우와 직녀는 칠석날이 되면 이 오작교를 건너 서로 그리던 임을 만나 1년 동안 쌓였던 회포를 풀고 다시 헤어진다.

그래서 칠석날 세상에는 까치와 까마귀는 한 마리도 없으며, 어쩌다 있는 것은 병이 들어 하늘로 올라갈 수 없는 것들이라고 한다.

또 까마귀와 까치는 이날 다리를 놓느라고 머리가 모두 벗겨지게 된다고 한다.

칠석날 전후에는 부슬비가 내리는 일도 많은데, 이는 견우와 직녀가 서로 타고 갈 수레 준비를 하느라고 먼지 앉은 수레 씻는 비 즉 세차우(洗車雨)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칠석날 저녁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상봉하여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라고 하며, 이튿날 새벽에 비가 내리면 이별의 슬픈 눈물 흘리는 비, 곧 쇄루우(灑淚雨)라고도 한다.

전하는 노래로 칠석요(七夕謠)가 있다.

칠월칠석 오늘밤은 은하수 오작교에
견우직녀 일년만에 서로반겨 만날세라
애야애야 애야좋네 칠석놀이 좀더좋네
닭아닭아 우지말아 네가울면 날이새고
날이새면 임은간다 이제다시 이별하면
일년삼백 육십일에 임그리워 어이살지
우지마라 우지마라
원수로다 원수로다 은하수가 원수로다.

평안남도 강서군 덕흥리 고구려 고분벽화에 이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이 고분벽화는 408년(광개토대왕 18년)에 축조되었는데 벽화를 보면 은하수가 완만하게 표현되어 있고 견우는 황소를 끌고, 직녀의 뒤에는 검은 개가 따르고 있다. 황색포를 입은 견우는 한 손에 고삐를 쥐고 있고, 직녀는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있다.

매년 음력 7월 7일에 七月七夕을 기념하고 있는데, 7월 7일은 바쁜 농사일이 어느 정도 끝나고 무더위와 장마도 어느 정도 끝날 때이기 때문에 잠시 몸과 마음을 쉬고 주변을 정리하는 날로 삼았다.

이날 날씨가 좋으면 여름 내내 입었던 옷들을 빨아서 햇볕에 널어 말렸으며, 습기가 찬 책들을 햇볕에 말리고 바람을 쏘였다. 이날 저녁에 처녀들은 바느질 솜씨가 늘길 빌었고, 소년들은 직녀성과 견우성을 제목으로 해서 작시를 했다. 또 부녀자들은 우물을 깨끗이 치우고 떡을 해서 칠석제를 지내 집안과 자녀를 위해 빌었다.

또한 칠석날은 햇것을 맛보는 날이었다. 새로 난 고추와 가지 등 나물을 무쳐 먹었는데, 호박이 잘 열고 오이와 참외가 많이 나올 때이므로 호박부침을 해서 먹었다.

칠월칠석날 저녁에, 부녀자들이 견우와 직녀 두 별에게 바느질과 길쌈을 잘하게 하여 달라고 비는 일을 걸교(乞巧;바늘귀에 실을 꿰는 삐어난 재주)라고 하며, 음력 7월을 교월(巧月)이라고 한다.

그리고 예전부터 불가에서나 우리 민속신앙으로써 이날에 정성껏 음식을 차려놓고 자식을 위해 기도를 올리면 자손들이 무병장수하고, 수명이 길어진다고 하네요.

올 칠석에는 우리의 전통 풍습을 체험하면서 견우와 직녀를 만나보는 건 어떠신지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