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정원에서 야생화를 가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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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정원에서 야생화를 가꾸리”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8.0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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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에 푹 빠진 김성준·최원경 부부

동이면 안터2길 능소화 만개한 입구부터 온갖 야생화와 도자기로 꾸며놓은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귀촌인 최원경(58) 씨가 아침, 저녁으로 가꾸는 공간이었다. 찔레장미, 썸머라일락, 비비추, 에키네시아, 후록스, 투베르사(향수의 원료) 등 생소한 꽃도 여기저기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정원의 한쪽 바람길이라고 한 야트막한 산 아래 그네가 있고 야외용 탁자가 놓인 의자에 앉으니 멀리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최 씨는 대전 전민동 아파트에 살 때도 베란다 가득 야생화를 키웠다. 워낙 꽃을 좋아하는 터라 언젠가는 아파트가 아닌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살기를 원했다. 마음껏 꽃을 가꾸고 싶어 대전을 중심으로 30분 거리면 좋겠다고 생각해 근방의 경치 좋은 곳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우연히 지금 살고 있는 땅을 보고 매입해 3년 동안은 대전에서 오가면서 농사를 지었다.

그 후 집을 짓고 이사한 게 9년 전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딸(김아영)과 아들(김현수 한전 근무)은 외지에서 직장생활 하면서 2주에 한 번은 집에 들러 쉬고 간다. 남편(김성준·63)이 잔디를 깎아주기는 하지만 정원 일은 대부분 최 씨의 몫이다. 이른 아침 집 주변의 꽃과 나무를 돌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게 간단다.

그녀는 “꽃을 가꾸는 일은 좋아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정원을 가꾸고 흙을 만지면서 대전에 살 때 달고 살았던 두통과 이명현상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고 했다.

옥천은 살면 살수록 좋은 곳이라고 말하는 최 씨는 이곳에 와서 동네 산책을 거르지 않는다. 점심 식사 후 남곡리에서 현동을 지나 지양리를 1시간 30분 정도 걷는다. 현동에서 지양리로 내려오는 산길과 멀리 보이는 대청호의 풍광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며 이곳에 와서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삶의 즐거움이란다.

꽤 넓은 정원 곳곳에 놓여있는 소품은 도자기를 하는 작은언니 최원미 씨의 작품이다. 얼마 전 야생화를 가꾸는 큰언니 최원금 씨 역시 동생이 사는 같은 동네로 귀촌했다. 남편은 주말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다. 집 근처 텃밭과 자양리 420여 평 농지에 옥수수, 들깨, 고구마, 고추, 상추 등 대부분의 먹거리를 농사지어 자급자족하고 있다.

나무 전지를 하거나 농사를 짓는 육체적 노동이 힘들기는 하지만 땅과 함께 하는 생활은 활력을 준단다. 꽃길을 따라 정원을 걸어 나오니 비닐하우스가 보인다. 방울토마토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각종 채소와 과일도 눈에 들어왔다. 김성준·최원경 부부의 여름 텃밭은 익어가는 것들로 풍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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