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대추 익는 곳에 시골 인심도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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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대추 익는 곳에 시골 인심도 풍성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8.1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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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김영헌·정애정 부부의 귀농일기

“어르신들은 쉰이 넘은 절 보고 ‘새댁’, ‘새댁’ 하고 부르셔요, 쑥스러운데 기분은 좋아져요. 친정엄마가 일찍 돌아가신 저에게 이것저것 말씀으로 챙겨주시는데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1년 전 청산면 백운리로 귀농한 정애정(52) 씨의 말이다.

정 씨는 대전 송강동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해 왔다. 지난해 귀농을 결심하고 준비하면서 백운리와 새로운 연을 맺게 됐다. 부동산에서 이곳을 소개받고 일 년이 지난 후 다시 왔는데 집과 땅이 팔리지 않은 상태라 계약하게 된 것.

정 씨는 백운리가 너무 좋다며 이곳은 외지인에 대한 배척이 전혀 없고 박선옥 이장님을 비롯한 많은 어르신들이 친정엄마처럼 챙겨주셔서 그때마다 감동을 받는다고 했다. 오랫동안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아이들 하고만 생활해서 어르신들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며 요즘은 노인요양보호 활동에 부쩍 관심을 가지게 되었단다. 실제 그녀는 편찮으신 친정아버지를 모시고 있다.

남편 김영헌(57) 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주말에 내려온다. 아내 정 씨가 귀농 의사를 밝혔을 때 혼자 계신 장인어른을 모실 것을 제안했다. 1남2녀의 자녀가 있다. 두 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전 송강동 집에서 과외를 하고 있다. 막내아들은 고3으로 누나들과 함께 생활한다.
200평 대지와 주변 800여 평 밭에는 애플대추 100그루, 매실 20여 그루, 복숭아 5그루, 감 20그루가 자라고 있다. 농장이 딸린 집을 매입한 것, 주변에 블루베리도 있고 각종 먹거리는 거의 대부분 자급자족하고 있다.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매일 새벽 5시30분부터 풀을 뽑는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다시 밭일을 시작한다. 한낮에는 노인정에 가서 어르신들과 지내기도 하고 밤에는 백운리 정자에 나가 마을 분들과 부침개도 부쳐 먹고 옥수수나 감자를 쪄서 같이 나눠 먹는다. 정 씨는 백운리를 정이 많은 동네라고 거듭 강조해 말했다.

9월말에서 10월초 잘 익어가고 있는 애플대추와 돼지감자를 판매할 예정이다. 애플대추는 직접 방문해서 체험활동 판매도 가능하다. 농장에 직접 오면 먹는 것은 얼마든지 무료 시식이 가능하다. 청산의 청정한 지역에서 키운 대추는 크고 당도가 높다. 예약(휴대폰 010-4024-2631) 주문 후에 청산면 백운길 30-10으로 찾아오면 된다.

정 씨는 앞으로 남편이 퇴직하고 이곳으로 내려오게 되면 매실밭 한쪽에 카페를 만들고 싶어했다. 농장체험도 하고 맑은 공기 속에 위치한 쾌적한 카페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쉬고 갈 수 있는 쉼터가 되길 바랬다. 그녀의 귀농 1년차는 풀뽑기와 마을 어르신들의 정을 감사로 배우는 과정이었다. 먹어보라며 건네준 말린 애플대추는 크기가 일반대추보다 3배 정도 크고, 달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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