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안의 염증과 전쟁에서 승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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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안의 염증과 전쟁에서 승리하라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19.08.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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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감기에 걸리면 당연히 호흡기에 염증이 있으며, 피부에 상처가 나타나도 염증이 발생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몸 안에서는 우리도 모르는 가운데 수시로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장 내에서, 혈관 내피세포에서, 뇌나 간세포 등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 염증반응은 비만이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질환이나 치매를 일으키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광범위한 질병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인체에서 염증반응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장소 중의 하나가 작은창자이다. 작은창자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의 대부분을 흡수하는 일을 한다. 이 작은창자의 장벽을 구성하는 흡수세포는 외부로부터 섭취한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일차 검문소 역할을 한다. 이때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이외에도 이물질이나 세균이 들어올 수 있는데, 이렇게 체내로 들어와서 인체의 감시시스템인 면역계에 경보를 울리는 물질이나 세균을 항원이라고 한다.

이 면역시스템이 발동이 되면 제일 먼저 출동하는 인체의 방위군은 대식세포라는 면역세포로서 체내로 들어온 항원을 집어삼켜 먹는다. 또 다른 백혈구는 면역글로빈이라는 공격무기, 즉 항체를 이용해서 항원을 공격한다. 이 전투의 과정에서 염증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런 일들은 대부분 우리가 모르는 가운데 일어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외부로부터 침입한 항원과의 전투가 벌어지는 최전선은 장(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장 내 미생물의 분포가 균형을 잃게 되면 이 염증반응은 더 잘 일어난다. 즉 장 속에서 장벽을 보호하는 보초병 역할을 하는 좋은 미생물들을 프로바이오틱스라고 하는데, 이 좋은 미생물이 줄어들고 부패세균이 늘게 되면 외부의 독성물질이나 박테리아가 더 쉽게 장벽의 일차 관문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게 된다. 이렇게 되면 면역의 최전선인 장에서 더 큰 전투가 벌어지고, 인체의 전체 방어시스템 중에 더 많은 방어력이 이 전투에 투입되다 보니 전반적인 전투력, 즉 인체저항력은 감소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장내 미생물 분포의 균형이 깨지고, 건강하지 못하게 될까? 그러한 요인으로는 밀가루와 같은 정백당이나 가공식품에 대한 과도한 의존, 섬유질섭취의 부족, 알코올의 과도한 섭취와 같은 잘못된 식생활을 들 수 있다. 또 약물이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과 수면이상이 있으며 선천적인 요인도 작용한다.

그렇다면 그 외에도 몸 안 곳곳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체중을 줄이는 것이다. 몸 안에 지방세포가 많거나 비대해질수록 체내 염증반응은 더욱 활발하게 일어난다. 건강한 인체의 지방조직에서는 아디포넥틴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물질은 두 종류로서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호염증성과 이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항염증성이 있어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지방조직에서는 종양괴사인자와 같은 염증반응을 촉진하는 물질이 더 많이 분비되고, 이는 전반적인 인체 저항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사실 비만하면 염증반응이 활발해지고, 반대로 체내에서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도 비만해지기 쉽다.

식사를 통해서 이 염증반응을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체를 활성산소로부터 방어해주는 생리활성물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활성산소의 공격을 막고, 그로 인한 과도한 염증반응을 막아주는 이러한 생리활성물질을 총칭하여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고 한다. 이 파이토케미컬은 다양한 식물성 자원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특히 빨간색, 노란색, 자주색, 초록색, 주황색 등의 색깔을 갖는 채소와 과일을 통해 많이 섭취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보다 근본적인 방법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운동을 습관화하게 되면 몸 안에 이 활성산소를 무력화시키는 특별한 효소들의 활성도가 높아지게 된다. 몸 안에 있는 이 효소들을 항산화효소라고 하는데, 정기적인 운동에 의해 이들 항산화효소들의 활성도가 높아지면 전반적인 인체 저항력이 높아지고, 인체의 염증반응이 효과적으로 조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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