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에 火山? 안내 인포산성 화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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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에 火山? 안내 인포산성 화산석
  • 전순표 시인·옥천향토전시관 명예관장
  • 승인 2019.08.1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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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표 시인·옥천향토전시관 명예관장

3년 전 따스한 3월 하순 오후 삼국시대 산성 표지석을 세우기 위해 장계관광지 건너편 삼국시대 신라계통의 인포리 산성을 옥천향토사연구 회원들과 함께 산성답사를 갔다.

산등선을 따라 산을 오르니 이슬봉 아래로 펼쳐진 아름다운 대청호의 물빛이 아롱지는 봄볕에 찬란하다. 좀 멀리 황룡암 절벽, 옥천읍 오대리 보네마을의 봄 풍경이 또렷하다. 그리고 가까이 발아래의 옛 장계수영장, 장계교, 진모래 마을 장계관광지의 협곡이 대청호를 휘감으며 굽이치는 파아란 물길에 자연의 경의로움이 느껴진다. 참나무 숲속 바위 사이로 핀 연분홍 진달래 핀 봄 풍경이 너무나 멋져 가던 발길을 멈추곤 사진 찍기에 골몰하였다.

햇빛에 백옥처럼 빛나는 장계(長溪) 협곡의 눈부신 금강 물길이 아롱져 흐른다. 그 풍광이 감동 그 자체다. 그래서 장계리 욱계(旭溪) 마을 지명이 금강 물결이 아침햇살에 반사되어 빛난다고 아침 해 욱(旭) 자에 계곡 계(溪)를 썼나 보다.

옥천읍 수북리 대청호 취수탑에서 오대리 배터, 황새터를 가로질러 약수가 솟는 황룡암 절벽을 거쳐 안내면 장계리 주막말-욱계-개경주 마을을 거치는 5.5Km 대청호 데크길인 ‘향수호수길’이 10월에 완공되면 발아래 펼쳐진 대청호의 멋진 풍광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옥천은 어딜 가나 산에 오르면 내려다보이는 금강과 대청호의 푸른 물결과 어우러진 산수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 옥천에 산다는 게 이럴 때마다 기쁨과 행복이다.

장계리 협곡 풍경에 취해 사진을 찍다보니, 일행들과 뒤처져서 허위허위 인포산성이 있는 정상에 올랐다. 산성터 인근에서 무척 가볍고 구멍이 숭숭 뚫린 작은 바위 돌무더기를 발견하였다. 그래서 장계리 옥천향토전시관을 찾는 학생들에게 옥천의 암석 중 이렇게 가벼운 돌도 있다고 소개할 요량으로 어른 주먹 크기 몇 개를 가져와서 사무실 책장에 두었다.

다음 시는 그 때 지은 〔인포산성 화산석〕 詩이다.

옥천 땅 천지개벽 하늘로 불을 품다./
화산 폭발 불기둥 용암 굳은 산성 돌
곰보 돌 누가 볼세라 갈잎아래 숨었다./
무심코 지나쳐도 내 태생은 화산 용암
제주도 현무암보다 내 먼저 나왔다네
산성돌 구멍 뻥뻥 뚫린 고적한 인포산성./
큰뱃거리 장계교 대청호에 잠기고,
인적 없는 산마루턱 진달래만 활짝 피네.
용암 돌, 아는 이 없는 인포산성 화산석!

아뿔사, 그날 장계 협곡 금강의 아름다운 풍광과 성돌 몇 개에 심취해서 안경을 벗어 놓고 왔다. 얼른 10만원 주고서 새 안경을 맞춰 썼고 집에 왔더니 집사람이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느냐는 둥” 핀잔과 잔소리를 들었다.

인포산성 답사 후 몇달이 지나서 한참 무더운 여름철. 휴일이라 집에서 쉬고 있는데, 고고학계의 석학이신 이웅조 교수님과 한국지질연구원 김주용 박사님께서 구읍 정지용문학관 오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리나케 인포산성 암석을 들고 찾아가 우선 이 교수께 인사드렸더니, 동이면 안터 마을의 석기시대의 고인돌과 선돌 관련, 안터 마을 학술세미나 답사 차 오셨단다.

다짜고짜로 김 박사님에게 접수대 위에 인포산성 암석을 올려 놓고 무슨 종류의 암석인지 물어 보았다. 잠깐 자세히 들여다본 김 박사는 “이 암석은 화산석의 일종인 안산암으로 추정된다”며 “화산이 폭발할 때 먼저 분출된 용암이 굳은 것으로 그 다음에 분출되어 굳은 암석이 제주도 현무암이라”며 그림까지 그려 가며 친절히 가르쳐 주었다.

그 순간 옥천에 화산이라니, 아니 흥분과 놀라움으로 가슴까지 두근거림을 느꼈다. 김 박사님은 곁들여 이와 같은 암석은 청주의 문의 지역에서 발견된 적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간 몇 달간 몹시 궁금해 했는데, 와우~! 새로운 발견의 기쁨과 환희로 마음이 들떴다.

안내 인포산성에서 북쪽 강 건너 (등)용문산 너머에 안내면 답양리 가산사 부근의 태장봉이 있다. 이 산 정상의 암석 조각들이 물에 뜨는 가벼운 암석이라던 외할아버님 말씀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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