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훈련하여 다이어트 성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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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훈련하여 다이어트 성공하자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19.08.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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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우리는 어떻게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갖게 될까? 배가 부르다는 느낌은 우리 뇌의 시상하부라는 곳에 있는 특수한 뇌세포들에게 신호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 특수한 뇌세포의 이름은 식욕중추이다.

위와 지방조직은 식욕중추에 가장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곳이다. 위와 지방조직에서는 각각 호르몬을 보내서 식욕중추에 신호를 보낸다. 위에서는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30분 정도 시간 간격으로 분비되어 식욕중추에 신호를 보내 배고픔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식사를 하여 음식물에 의해 위가 채워지면, 그렐린의 분비가 억제되어서 식욕중추로 가는 신호가 중지되고 배고픔이 가시게 된다. 

한편 지방조직에서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식사를 통해 흡수된 영양소가 지방조직에까지 보내지면 지방조직에서는 렙틴을 분비시킨다. 그런데 렙틴은 그렐린과는 반대로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렙틴이 뇌의 식욕중추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게 되면 식욕이 억제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식사를 하고 나서 렙틴을 통한 신호가 식욕중추에 전달되기까지는 적어도 20분 정도가 걸린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식사를 마치고 시간이 좀 지나서야 포만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먼저 빨리 먹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좋다. 식사를 허겁지겁 먹게 되면 위에서 그렐린분비의 중지에 의해 배고픔을 일차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지만, 렙틴에 의한 신호는 미처 도착하지 않아서 허기증이 여전히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비만한 사람의 공통적인 식습관으로 지적되는 것은 식사에 걸리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점이다.

1994년에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렙틴이 유전적으로 결핍된 생쥐의 경우 비만이 초래되며, 렙틴을 재주입했을 때 체중이 감소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렙틴이 발견된 당시에는 연구자들이 비만을 획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간의 경우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비만한 사람의 경우 혈액 중 렙틴 수준이 결핍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렙틴의 수준이 매우 높았던 것이다. 결국 렙틴을 분비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식욕중추에서 렙틴과 렙틴수용체의 결합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렙틴이 정상적으로 렙틴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니 아무리 먹어도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하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서 지방조직에서는 더 많은 렙틴을 만들어 분비해서 혈중 렙틴수준이 높아진 것이었다.

이러한 현상을 ‘렙틴저항성’이라고 하는데 비만한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이다. 몸에 지방조직이 늘어나니 렙틴의 생산량이 늘어나서 혈액 중 렙틴수준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이로 인해 렙틴수용체의 민감도가 떨어지고 렙틴저항성이 초래된 것이다. 렙틴저항성이 생기면 식욕이 잘 억제가 되지 않아서 과식을 하게 되고, 이것은 다시 지방조직에서 더 많은 렙틴을 생산하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짧은 기간 안에 체중을 10kg 이상 줄였어도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오기 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 렙틴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이 다이어트 성공의 관건이 된다. 사실 3개월 후에 있는 결혼식에 웨딩드레스를 입기 위해 체중의 5%나 10%를 빼는 것은 누구나 가능한 일이지만, 꿈같은 허니문 기간이 지나면 어느새 힙과 복부에 차오르는 지방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요요가 오는 이유는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더라도 렙틴저항성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렙틴저항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장기전략을 가져야 한다.  특히 운동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운동을 자신의 생활리듬을 건강하게 지켜나가는 좋은 습관으로 정착시키게 되면, 렙틴저항성이 더욱 효과적으로 감소되며, 체지방 분해가 촉진되는 동시에 식욕을 잘 조절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뇌를 훈련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방법이며, 운동은 뇌를 훈련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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