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저장·출하까지…농산물산지유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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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저장·출하까지…농산물산지유통센터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08.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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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농산물 복숭아·포도·풋호박 취급
연중 생산물 없어 적자 면키 어렵지만
농민 위해 중단할 수도 없어, 대책 시급

옥천군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옥천읍 가화길 57)에서는 복숭아 선별 작업이 한창이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입고되는 농산물은 펜베이어 벨트를 따라 크기별로 선별되었다. 크기에 따라 분류된 복숭아는 하나하나 포장되어 상자 안에 담겼다. 개개 포장을 해서 박스에 담는 과정은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선별 포장된 복숭아는 주문받은 곳으로 곧바로 출하되어 신선함을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복숭아는 저온 저장이 불가능해 바로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직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농산물산지유통센터가 이렇게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일 년 중 몇 달 뿐이다. 사계절 출하할 수 있는 대표 농산물이 없는 옥천에서 현실적 상황이다.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형편 임에도 불구하고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운영해 나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김형진 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편집자 주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대표작물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연면적 3491㎡)는 농가별로 생산되는 농산물을 한곳에 수집해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별, 포장,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하는 공동농업시설이다. 2010년부터 옥천농협(조합장 김충제)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7월 중순에서 8월 말까지는 복숭아 출하가 한창이다. 공선회에 가입한 복숭아 농장 102개 농가가 1차 선별한 것이 입고 되면 2차 선별이 크기별로 이루어지고 포장, 출하해 수익금을 농민들에게 전달한다. 요즘은 1일 최저 7~8톤 최고 15톤 가량의 복숭아가 수도권의 하나로마트나 하나로클럽, 도매시장을 통한 대형마트로 출하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부는 홍콩으로 수출되고 있다. 2018년 9톤, 올 들어 현재까지 11.5톤이 수출됐다. 더 많은 물량의 수출이 무산된 것은 7월 말 비가 와 출하 시기가 늦어졌기 때문. 올해 복숭아의 총 출하량은 350톤, 판매금 13억~14억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월 초에서 말 출하되는 포도(하우스캠벨)는 3톤, 1억5천만 원의 판매금액이 예상된다. 풋호박은 9월 말에서 10월 말까지 출하된다. 100톤으로 판매금은 1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공선회 가입은 년 말에 받고 있다. 복숭아 농사 1천 평 이상 생산하는 농가로 가입급 50만 원을 내면 가입이 가능하다. 대농 입장에서는 일손을 덜고 판매까지 보장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운영상의 어려움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로컬푸드와 개념이 다르다. 로컬푸드는 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지역민들이 소비하는 형태다. 이곳 농산물산지유통센터는 지역에서 넘치도록 생산되는 품목을 지정, 외부지역에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사실 옥천에서는 아직까지 사시사철 출하할 수 있는 상품이 없어 운영상 어려움이 있다. 현재 우리 지역에서 대량으로 출하할 수 있는 농작물은 포도, 복숭아, 호박이 전부다. 포도는 폐원이 많아 그나마 물량이 점차 줄어가는 상황이다.
김형진 센터장은 “경제적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보니 일부에서는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량 생산된 농산물을 우리가 출하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복숭아가 한꺼번에 대량으로 인근 대전시장에 뿌려지면 가격 폭락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농가가 떠안고 가야 한다. 이곳에선 대전시장이 아니라 수도권에 납품을 하다보니 어느 정도 가격지지선을 지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운영은 필수불가결한 상태”라고 말했다. 적자상태의 운영을 옥천농협 본점에서 매워주고 있어 조합원들의 입장에서는 이것을 계속 운영해 나가야 할 이유가 있는지에 의구심을 떨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김 센터장은 “적자라고 해서 운영을 중단할 경우 농민들에게 직격탄이 갈 것이 확실하다”며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농가소득 위해 최선
올 농산물 가격이 전체적으로 하락한 상태다. 봄부터 여름까지 작황이 좋아 양파뿐 아니라 대부분 농작물이 가격침체로 농민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도 과일가격을 하락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사람들이 간편식을 찾다보니 과일은 부수적으로 취급되어 농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옥천지역은 외부적으로 내세울만한 대표 농산물이 없는 상태이고 복숭아 생산량도 전국적으로 봤을 때 극히 미비하다”며 “포도농가의 폐원에 따른 재배면적 감소로 취급물량이 감소되면서 포도 역시 지역의 대표작물로 내놓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연중 돌릴 수 있는 작물이 없는 상황에서 군 농정과나 유통센터군지부 연합사업단이 합심해서 우리 지역의 대표성을 띨 수 있는 농산물 생산이 시급하다”며 “고령화 되어가는 농촌사회에 종목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긴 하나 2020년부터 출하 예정인 샤인머스켓(청포도 일종)이 판매되면 9월에서 12월까지 가동 기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샤인머스켓은 저온 저장이 가능한 생산품으로 지역의 농가소득에 힘을 실어줄 거라는 것.
또한 “농가들은 작업의 편리성과 가격 안정성, 판로 확보로 유통센터에 대한 호응도가 나쁘지 않다. 군과 농협 역시 유통센터의 활성화를 위해 참여 농가를 대상으로 농산물 재배, 품목별 검사 등의 교육을 통해 품질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또 농산물 인지도 향상을 위해 매년 대도시 및 해외 소비자 판촉행사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 매출액도 점차 늘고 있어 희망의 끈을 붙들고 있다”며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의 비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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