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이라도 젊을 때 근육을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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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이라도 젊을 때 근육을 키우자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19.08.2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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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근육이 발달하면 좋은 점이 무엇일까? 물론 외관상의 이점이나 힘이 세지는 효과가 있다. 나이를 먹어서는 스스로 움직이는 능력이나 낙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근력은 더욱 필요하다. 그런데 그 외에도 근육이 발달하면 건강상의 이점이 생각보다 매우 크다는 점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일생동안 우리 몸에서 크기의 변화가 가장 크게 일어날 수 있는 조직은 무엇일까. 바로 지방조직과 근육조직이다. 지방조직이 늘어나는 것은 대부분 건강에 적신호가 되지만 근육조직이 늘어나는 것은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게 된다. 예를 들어 엉덩이나 다리의 근육량이 감소하면 인슐린저항성이 초래되기 쉽다. 인슐린저항성은 당뇨병뿐만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비알콜성지방간, 치매 등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에는 근육에서 분비되는 아이리신이라는 호르몬이 치매를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운동을 할 때 기억을 담당하는 뇌 해마부위 등에서 뇌세포의 생성이 촉진된다는 것은 그동안 십 수 년 동안의  활발한 연구로 잘 증명되었다. 그런데 이 아이리신이 뇌의 해마부위에서도 확인되었고, 치매환자의 뇌에서는 아이리신이 현저히 감소된 상태라는 것이 밝혀졌다.

또 인위적으로 치매를 유발시킨 동물들에게 아이리신을 주사할 때 파괴된 신경연접과 기억손실이 회복되었다. 또 이 동물들에게 수영운동을 하루에 1시간씩 시켰을 때 목표물을 인식하는 기억력이 현저히 회복되었다고 보고하였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 아이리신이 생산되지 않도록 차단하였을 경우에는 운동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근육은 자극에 의해 그 변화가 가장 쉽게 일어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가소성(plasticity)이라고 하는데, 이 가소성 때문에 근육은 다른 기관이나 조직에 의해 자극에 의해서 쉽게 증대하고, 자극을 받지 않으면 위축되는 특성을 보인다.

그러면 근육은 자극에 의해 쉽게 커지므로 나중에 운동을 해도 될까? 물론 어느 때라도 근력운동은 필요하지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근력운동을 할 때 근육에서는 인터루킨-6과 같은 면역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물질은 우리 뇌에서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한다. 이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은 사춘기 때 정점을 이루고 나이를 먹으면서 서서히 감소하여서 노년기에는 1/3 이하로 감소한다.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복부지방은 감소하고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된다. 그래서 나이를 먹을수록 운동에 따른 근육증대의 효과는 감소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근육이 증대하는 과정에서 근세포막에 존재하는 위성세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위성세포는 원래 휴면상태로 존재하다가 근육운동을 해서 근섬유의 미세구조에 손상을 받으면 활성화되어 분화와 증식을 시작한다. 이렇게 활성화된 위성세포는 미세하게 균열을 일으킨 근섬유 내부로 이동하여 근섬유의 세포핵으로 전환된다. 이 세포핵은 성장호르몬 등의 자극에 의해 근단백질을 합성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운동을 중지하여 근육이 위축되더라도 이미 생성된 세포핵의 수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러한 이유로 더 젊은 시절에 운동했던 사람은 다시 운동을 통해서 근육을 키우고자 할 때 운동경험이 없는 사람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이 된다.

노년기에 처음 근육운동을 할 때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면 나이를 먹을수록 근섬유 손상의 복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성세포의 활성도가 감소되어 있기 때문에, 근손상으로부터의 회복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근섬유의 손상은 주로 ‘신전운동’에서 더 많이 일어난다.

신전운동의 예를 들자면 의자에서 털썩 주저앉지 않고 서서히 속도를 늦춰서 앉는 동작을 할 때 허벅지 앞부분의 근육은 신전운동을 하게 된다. 또 등산을 다녀온 후 하루 이틀이 지나서 더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도 산에 오를 때보다는 내려오는 과정에서 다리근육의 신전운동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격적으로 근력운동을 시작할 때는 가급적 전문 트레이너의 잘 계획된 운동계획에 따라 운동하는 것이 근손상의 위험을 낮추고 효과적으로 운동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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