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秋夕名節)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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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秋夕名節) ‘한가위’
  •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 승인 2019.09.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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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우리 겨레의 가장 큰 명절, 한가위는 추석, 가배절, 중추절, 가위, 가윗날로도 불립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 가운데서 추석이란 말을 가장 많이 쓰는 듯합니다.

먼저 중국에서는 가을을 셋으로 나눠 음력 7월을 맹추(孟秋), 8월을 중추(仲秋), 9월을 계추(季秋)라고 불렀는데 그에 따라 8월 보름을 중추라 한 것입니다. 이 말 말고도 추석이라는 말이 있는데 추석은 5세기 송나라 학자 배인의 사기집해(史記集解)의 ‘추석월(秋夕月)’이란 말에서 유래합니다. 여기서 추석월의 뜻은 천자가 가을 저녁에 달에게 제사를 드린다는 뜻인데 중국 사람들은 이 말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한가위’는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입니다. 또 가위는 신라에서 유래한 말인데 다음과 같은 삼국사기의 기록이 있습니다. “신라 유리왕 9년에 나라 안 부녀자들을 두 편으로 갈라 음력 7월 열엿새 날부터 8월 보름까지 길쌈을 짜게 하였다. 그리곤 짠 베로 승부를 가름하고, 진편에서 술과 음식을 차려 이날 달 밝은 밤에 길쌈을 한 부녀자들이 밤새도록 ‘강강술래’와 ‘회소곡’을 부르며, 춤을 추고 흥겹게 놀았다.” 이것을 그때 말로 ‘가배’라 하였는데 나중에 ‘가위’로 변했습니다. 한가위를 가위, 가윗날, 가배절, 가붓날 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유래한 말이지요. 따라서 말밑이 불분명한 ‘추석’보다는 신라 때부터 오랫동안 쓰인 토박이말 ‘한가위’를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가윗날 음식으로는 송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온 식구가 둥그렇게 앉아 송편을 빚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정감이 넘치지요. 잘 빚은 송편은 향긋한 솔잎을 깔고 쪄내 제사상에 올리면 조상님도 흐뭇해하실 것입니다. 추석에는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술을 빚고 떡을 만들고 토란국에 오색 과일을 마련합니다. 떡은 갖가지 햇과일과 곡식으로 만드는 송편이 대표적이며, 추석 술은 백주라 하며, 이는 햅쌀로 빚었기 때문에 신도주라고도 합니다.

또한 한가위 음식으로는 농가월령가 8월령에 보면 “북어쾌 젓조기로 추석 명절 쉬어보세. 신도주, 올벼송편, 박나물, 토란국을 선산에 제물하고 이웃집 나눠 먹세”라고 나오듯이 여러 음식이 있는데 명절 음식을 해서 이웃과 나눠 먹었던 모습이 정겹습니다.

추석 전에 조상의 무덤에 여름 동안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베어주는 벌초를 하지요.

추석 당일 아침 종가에 모여 예쁜 송편을 빚을수록 예쁜 딸아이를 낳는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송편을 올려 차례를 올리고 산소에 가서 조상을 추모하며 음식을 올리고 절을 하지요.

추석날 오전 차례를 지내고 마을 사람들로 구성된 농악대가 징, 꽹과리, 북, 장구 등을 들고 풍물을 울리며 즐거운 농악놀이를 하며 풍년의 기쁨을 온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죠.

추석날 놀이에는 소놀이, 가마싸움, 거북놀이 강강술래, 씨름, 윷놀이 등이 있지요.

소놀이는 한지나 짚으로 만든 소를 뒤집어쓰고 함께 1년 동안 농사일을 했던 소가 되어 마을을 돌며 사람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는 놀이지요.

가마싸움은 서당 아이들이 가마를 들고 양쪽에 뛰어나와 부딪혀 가마를 빼앗거나 부수는 놀이를 말하는데 이긴 팀은 그해에 과거에 많이 급제한다고 해서 풍악을 울리며 마을을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추석에 또 하나 멋진 우리놀이가 있지요. 바로 강강술래! 여자들이 동그랗게 원을 만들어 손에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 노래를 부르며 달빛 아래 소원을 빌며 뛰노는 놀이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즐거운 놀이는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오랜만에 본 가족들끼리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죠.
추석은 정월대보름, 6월 유두, 7월 백중과 함께 보름 명절 중 하나인데, 보름 명절 가운데서도 정월대보름과 추석은 가장 큰 명절이지요.
특히 추석은 그동안 농사를 잘 하게 해준 것을 감사하는 농공감사일이며, 농사의 결실을 보는 절일이기도 해서 농사의 마무리를 하는 시기에 이듬해의 풍농을 기리는 명절로서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시대가 변해 추석날 제사를 지내지 않고 가족 여행을 떠나거나 의미를 모른 채 형식적인 제사만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이렇게라도 풍요를 상징하는 만월을 가진 추석의 유래와 추석에 먹어야 하는 음식, 추석에 했던 놀이를 알고 있다면 조금 더 의미 있는 명절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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