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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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7)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19.09.0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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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수필가

△클레마티스꽃
열 사람 중, 열 사람 모두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보기 좋은 꽃이다. 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하고 금실 좋은 신혼부부가 살고 있었다. 소망은 자식 낳기 전까지 한 마지기 밭이라도 소유하는 것이었다. 하여 남편은 부인 몫까지 열심히 일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잠에 들었는데, 다음날 일어나지를 못하였다. 놀란 부인은 의원들을 찾아다니고, 온갖 약초를 하였지만 좋아지지 않았다. 남편을 등에 업고 약 구하러 다니다 잠시 쉬고 있는데, 그 앞을 지나던 노인이 연유를 물어보는 것이었다. 그 사연을 귀담아 듣더니 봇짐꾸러미에서 약초를 꺼내주며 달여 먹으라고 했다. 그렇게 하였더니 놀랍게도 병세가 호전되기 시작하는데, 약초가 떨어져 갔다. 부인은 온 산을 뒤져 똑같은 약초를 찾아내 기쁜 마음으로 달여 먹으니, 일어나 걷기 시작하였다. 그 약초가 외래식물 ‘큰꽃으아리’인데, ‘당신의 마음은 진실로 아름답다’가 꽃말이다. 따뜻한 봄날 모종으로 키우면 꽃을 볼 수가 있다.

△캄파눌라꽃
캄파눌라는 종(鐘) 모양 꽃을 가지고 있다 해서 지어진 이름인데, 전설이 있다. ‘캄파눌라’라는 예쁜 소녀는 신전과수원에 황금사과 지기였다. 어느 날 과수원에 도적이 들어 사과를 가져가고 못된 짓을 하자, 그녀는 즉시 100개의 눈이 달린 용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은종을 울리려고 하였다. 이를 눈치챈 도적은 은종을 빼앗고 ‘캄파눌라’를 죽이고 도망쳤다. 꽃의 神 ‘플로라’는 이를 슬퍼하고 ‘캄파눌라’를 종과 같이 예쁜 꽃으로 변하게 하였다. ‘아양 떠는 모습’이 꽃말이다. 우리 뜰에 핀 꽃이 자그마한 종과 흡사하게 닮아 있다. 모종을 구해 심은 것이다.

△홀아비바람꽃
우리 집 화단엔 ‘홀아비바람꽃’이 활짝 피었다. 작년에도 폈고, 재작년에도 피었다. 올핸 개체 수가 늘어났고, 하얀 꽃잎이 은근히 아름다운데 우리 야생화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려시대 김해 ‘김태은’ 청년이 과거시험에 합격하고 이氏 집안 처녀와 결혼했으나, 3년 뒤 병들어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부인은 유언을 남겼다. “내가 죽으면 이 하얀 모시저고리를 안고 주무세요. 그러다 새 여자를 얻으면 이 저고리를 땅에 묻어주세요.” 몇 년 뒤 남편은 이웃 동네 처녀와 결혼하게 되자 모시 저고리를 마을 약수터 옆에 묻어주었다. 이듬해 그곳에서 하얗고 가녀린 꽃 한 송이가 피어 진한 향을 내니, 사람들은 그 꽃을 홀아비바람꽃이라고 불렀다. 꽃말 ‘비밀스러운 사랑’이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건전한데, 이름이 바람꽃이라니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줄기 꽃대를 7cm로 높이 올려, 지름 12mm크기의 꽃을 피우고 꽃받침조각 5개로 아담사이즈다. 물 빠짐이 좋은 땅에서 잘 자란다.

△히어유꽃
4월 1일 아침. 아침 8km 코스 대청호 둘레길 산책운동을 마치고 대문에 들어서니, 출발할 때 오므리고 있던 꽃봉오리를 활짝 피웠다. 노란 색깔이다. 반갑고 기분이 좋았다. 야생화 키우는 재미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특이한 이름 ‘히어유’는 예전에는 희귀종이었으나 지금은 많이 공급되어 사랑받고 있는 알뿌리식물이다.
아르헨티나 원산으로 꽃모양이 나도사프란과 비슷하며 앙증맞고 예쁘다. 줄기높이 10~20cm, 잎은 길게 선형으로 뻗으며 엽색은 녹색이로 광택이 난다. 꽃자루를 길게 올려 한송이 꽃을 피우는데, 꽃잎 6장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구근은 물방울 모양이며 얇은 피막으로 덮여있다. 실내에서 키우면 여러 번 꽃을 피운다고 하는데, 이 꽃은 겨울을 견뎌내고 노지에서 피운 꽃이라 더욱 소중하다. 꽃모양이 아름다운만치 ‘신비, 자존심, 고결’이 꽃말이다. 햇볕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은 사질양토에서 잘 자라므로 재배하기가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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