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 Mango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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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 Mango tree
  • 정홍용 안남화인산림욕장 대표
  • 승인 2019.09.0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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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용 안남화인산림욕장 대표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행되기 전만 해도 망고를 맛본 사람들은 극히 일부에 속해 그 진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엘리자베스 1세는 해가지지 않는 대영제국(大英帝國=British Empire)의 토대를 구축해 놓은 여제(女帝)였다.

그로 인하여 해외 식민지에서 조달된 온갖 산해진미를  만끽하는 호사를 누렸지만  ‘과일 중  과일’, ‘과일의 왕’이라는 망고를 수없이 원했어도 저장성 문제로 결국 맛보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필자가 처음으로 망고를 맛본 것은 1974년 8월 早稻田(Waseda) 유학 시절인 東京 銀座(Tokyo Ginza) 7丁目에 있는  松板屋(Matsuzakaya) 백화점 지하 1층 식품부에서였다.

바로 옆에 자리한 Sapporo Beer Garden에서 접시닦이 아르바이트를 할 때 금쪽같은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우연히 마주친 과일이 일본인들 입장에서 보면 이름도 요상한 망고였다.

호기심으로 시식으로 먹어 보고 너무나 기가 막힌 맛에 깜짝 놀라 덥석 하나를 샀다. 그 후로는 호텔이나 고급 음식점에 가면 망고주스가 고정메뉴로 되어 버렸다. 그러나 왠지 백화점에서 눈으로 보고 사 먹었던 맛과는 판이하여 의문이 생기게 되었다. 이 의문은 1985년 말레시아 K.L(Kuala Lumpur)에 트로피에 필수품인 주석을 알아보려 갔을 때 우연히 풀렸다.

주석공장 근처에 망고주스 공장이 있어 견학을 해본 후에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망고액을 초저온으로 농축하여 분말로 만든 것을 물에 탄 것이 망고주스였으며 흔히 우리가 마시던 오렌지 주스도 같은 공정으로 제조된 것임을 짐작하여 알 수 있었다. 

좀 더 비약하여 말하면 이제까지 마신 것들은 망고나 오렌지가 목욕하고 난 물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경제성장에 힘입어 천연 아, 열대과일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주스도 다투어서 ‘오렌지 100%’등 모두가 100% 원액임을 강조하기 바뻤다.

망고는 말레이반도, 인도 북부가 원산지로서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서 나는 과일 중 제일 많이 재배되는 비타민 A가 가장 많이 함유된 과일이다.

나무는 30m 정도로 자라며 과일의 길이는 7~20cm 정도이고 너비는 3~10cm 정도로 파도와 강물에 곱게 다듬어진 바닷가와 강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둥굴넓적한 커다란 조약돌처럼 생겼다.

잘 익은 것은 노란빛을 띤 노란색이거나 녹색이다.

약간 덜 익은 것을 사들고 와 호텔에 하루 이틀 정도 놓아두면 달콤한 향기가 실내에 은은히 풍겨 분위기와 기분도 좋아지면서 맛도 좋아진다.

망고를 아주 좋아하므로 비교적 자주 가는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Jakarta), 수라바야(Surabaya)를 비롯한 싱가포르(Singapore), 말레시아의 K.L, 사라왁(Sarawak) 베트남의 호치민(Hochiminh), 하노이(Hanoi)는 물론 방콕(Bangkok), 타이페이(Taipei), 홍콩(Hongkong), 상하이(Sanghai)에 가서 단골 과일가게를 들리면 안면이 있는 점원은 망설임 없이 망고부터 챙겨주며 안부를 묻곤 한다.

망고는 아, 열대지역에서 많이 재배 되지만 대만산이 비교적 크기는 작아도 모양도 좋아 가장 맛이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말레시아로 들어가는 국경 다리를 건너 우회전하여 40분 정도 달리면 Pasil Gudang 항구 인근에 외국인 투자 보세공업단지가 나타난다.

이곳 바로 이웃에 비교적 고급이며 필자가 영창악기 피아노 다리, 의자다리, 의자틀 납품 관계로 매달 일주일 정도씩 상주 하며 공을 치던 54홀의 Tanjong Putery Golf Club이 있다. 옛날엔 A,B,C 코스로 불리었는데 요즘은 제일 좋은 A코스를  ‘Platinum course(백금 코스)’로 개명하여 왕(王)이 언제 올지 몰라 항상 거의 비워두는 초 VVIP 코스이다. 어쩌다 왕이 공을 치러오면 VVIP golfer들에게 때아닌 CPX가 걸리는 유명한 코스이다. 필자의 wife가 5번 홀에서 드라이버를 치려고 할 때 왕이 오고 있다고 경호원들이 호들갑을 떨며 닦아 왔다. 자리를 비워주기 위해 당황하여 급히 친 공이 약간 좌측으로 총알처럼 날아가다가 커다란 망고나무 상층부를 통과하여 지나갔다.

망고나무 밑을 지나며 보니까 내 주먹보다 큰 싱싱한 망고가 공에 맞아 떨어져 있었다. 왕들 일행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며 나누어 먹고 있는데 왕이 방해를 하여 미안하다고 우리에게 손을 흔들면서 웃으며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때의 망고맛과 환한 왕의 미소는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귀국시에 망고를 10개 사서 배낭에 넣고 기내로 반입하여 갖고 와 부모님 산소에 놓고 성묘를 한 후, 숙모님께 드리며 영국 여왕보다 호사하신다니 커다란 눈을 더욱 크게 뜨시며 “세상에 이런 맛있는 과일도 있네, 조카 덕에 호강한다”라고 말씀하셨다.

망고는 후식용으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자당(蔗糖=Cane sugar)이 대부분으로 약 15%의 당분과 다량의 비타민 A,B,C가 함유되어 있으며 수액(樹液)은 아라비아고무 대용으로 쓴다.

그러나 30m의 직립분지형의 거대한 교목(僑木)이면서도 목재용으로는 용도가 미미하고, 아, 열대 과일 중 생산량 5위를 점하고 있는 만인의 벗으로 과일 중 과일로 우뚝 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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