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화마에 덮친 보금자리…기초수급자 도움 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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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화마에 덮친 보금자리…기초수급자 도움 간절
  • 김영훈기자
  • 승인 2019.09.19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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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 불꽃 옮겨 조립식판넬 주택 순식간에 전소
이유이 이장 “곧 추워지는데...” 동분서주 안간힘
취약계층·사회복지시설 등 대형화재 예방 위해
‘자동화재속보설비(화재알림시스템)’구축 서둘러야
청산면 덕곡리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살고 있는 세 가족에게 화마가 덮쳤다. 온 나라가 한가위를 맞이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지난 14일 이 가족에겐 일생의 비극이 닥친 것. 아이들의 폭죽 불꽃이 조립식판넬주택에 옮겨 붙으면서 주택은 순식간에 전소되고 말았다. 겨우 몸만 빠져 나온 이들 가족은 주민들의 도움으로 마을회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문제는 겨울나기. 찬바람이 불기 전 새 보금자리가 필요하건만...이들이 할 수 있는 건 이웃들의 도움의 손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 뿐.

청산면 덕곡리 기초생활수급자인 A씨(59)는 오랫동안 지병을 앓고 있다. 그의 부인도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 그래도 부부는 10살짜리 어린 아이를 기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민족 대명절 한가위를 맞아 온 나라가 행복에 젖어 있던 지난 14일 이들 가족에게 비극적 화마가 덮쳤다.

A씨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즐기는 아이들이 그의 집 주변에서 폭죽놀이를 했다. 폭죽이 터지면서 불꽃이 그의 보일러실과 고추건조대에 옮겨 붙어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이들 가족들은 저녁 식사중이어서 화재 발생 사실을 몰랐으나 먼저 발견한 주민이 급하게 뛰어 들어와 알리면서 몸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불은 조립식판넬 주택에 옮겨 붙었고 화재에 취약한 조립식 주택은 순식간에 전소되고 말았다. 그의 가족들은 옷 하나 챙기지 못하고 집밖으로 뛰쳐나와야만 했다.

마을주민들은 119에 신고하고 집에 있는 소화기를 들고 나와 초기진압에 나섰지만 그나마 10개 중 2개는 고장상태였다. 진화 작업을 돕던 한 주민은 얼굴과 손에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중이다.

A씨는 “처음엔 큰 불은 아니었다. 소화기를 제대로 동시 발사했으면...”하는 초기진화에 아쉬움을 남겼다.

옥천소방서 관계자는 “이날 19시 31분 경 신고접수를 받았다. 거리는 7km정도 되는데 일반 승용차로 갈 경우 15분정도 소요되는 거리로 이동시간은 18분정도 걸렸다”며 “도착 당시 이미 주택은 큰 불에 휩싸였으며 불길 진압시간은 20분정도 소모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붕이 아예 무너져 불길을 잡고 굴삭기로 다시 작업하고 마무리된 게 21시 10분경”이라며 “정확한 화재경위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들 가족들은 주민들의 도움을 받으며 마을회관에서 생활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건질 수 없는 상황에 이들에겐 작은 생필품 하나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새로운 보금자리가 간절해 보인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인 이들에겐 너무도 버거운 일.

이 마을 이유이 이장은 “금방 찬바람 불고 추워질 텐데 걱정이다. 행정기관과 다각도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며 이웃들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했다.

이번 화재사건은 초기진화와 최초 발견 상황에 119에 급히 알려야 하는 방식에 과제를 남겼다. 특히 장애인과 독거노인가구 등 거동이 불편해 빠른 대처가 어려운 취약계층과 다수이용시설인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단순 화재감지기로는 초기진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자동화재속보설비’가 그 대안으로 강조되고 있다. 이 시설은 단순 화재감지기와 달리 초기 연기가 발생함과 동시 통신망을 통해 소방서와 행정기관 상황실에 즉각 알려지는 시스템이다.

한 소방 관계자는 “자동화재속보시설은 화재발생 초기에 소방서에 자동으로 알려져 출동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다”며 “거동이 불편한 가구와 사회복지시설에 대형화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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