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근육통증, 운동을 쉬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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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후 근육통증, 운동을 쉬어야할까?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19.10.1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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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지난 주말에 A씨는 회사에서 창립기념으로 마련된 산행을 모처럼 다녀왔다. 해발 800m 정도의 산이었는데 힘들었지만 정상을 정복하고 내려와 대중탕에서 온욕을 하면서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니 종아리와 허벅지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발을 딛을 때마다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신음이 날 정도였다. 문제는 하루가 더 지나면 가실줄 알았던 이 통증이 월요일 아침에는 더 심해지는 것이 아닌가. 지하철의 계단을 오르거나 내리거나 할 때 난간을 붙잡고 간신히 회사에 출근할 수 있었다.

이러한 증상을 지연성근통증(delayed onset of muscle soreness)이라고 하며, 줄여서 일명 돔스(DOMS)라고도 한다. 이 지연성근통증은 근육의 길이가 늘어나면서 힘이 발휘되는 신전성근수축운동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즉 우리가 몸을 움직이기 위해 근육의 힘을 쓰는 방법에는 크게 단축성수축과 신전성수축이 있는데, 이를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턱걸이운동을 할 때 보통 알통이라고 부르는 부위의 근육(상완이두근)은 수축하면서 몸 전체를 철봉 위로 끌어 올리게 된다. 이 때 이 근육은 길이가 짧아지는 단축성수축을 하는 것이다.

즉 단축성근수축 운동이란 전체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힘을 발휘하는 형태의 운동을 말한다. 이와 반대로 철봉에서 몸이 내려올 때는 상완이두근이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한 채로 전체 길이가 늘어나게 되는데, 이를 신전성근수축이라고 한다. 이 신전성근수축은 전체 근육의 길이가 늘어나면서도 그 근육을 이루는 근육섬유 중 일부는 교대로 수축하여서 어느 수준의 힘을 유지하는 것이다. 만일 철봉에 손을 붙잡은 채로 턱걸이에서 신전성근수축을 하지 않고 바로 힘을 빼버린다면, 체중에 의해서 어깨관절이 다치거나 탈구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또 한 예로 산에서 경사면을 내려갈 때 발을 딛고 중심을 옮겨가는 순간에 허벅지 뒤편의 근육(햄스트링스)은 전체 길이가 늘어나지만 그 근육을 구성하고 있는 일부 근섬유는 계속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몸이 앞으로 굴러떨어지지 않고 체중을 지탱할 수 있게 된다.

이 지연성근통증의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은 몇 가지가 있는데, 가장 설득력 있는 이론은 근육의 미세구조에 손상이 일어나며, 그 손상을 회복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의 결과로 통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근육을 이루고 있는 근섬유에 기계적인 장력이 반복적으로 걸리게 되면 근섬유의 미세구조에 손상이 일어나고, 손상된 근섬유 내에 칼슘이 축적되면서 혈액으로부터의 산소공급이 방해되고 에너지를 합성하는 능력이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근단백질이 변성을 일으키기 시작하는데, 이는 염증반응을 일으키면서 그 과정으로 히스타민이나 프로스타글란딘과 같은 물질이 분비되어서 통증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통증이 나타나면 더 이상 운동을 하지 말라는 경고신호로 받아들여야 할까? 연구나 경험적인 사실들은 꼭 운동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지연성근통증이 나타난 근육을 다시 사용하는 운동을 하더라도 통증은 악화되지 않고 오히려 통증이 경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익숙하지 않은 신전성근수축운동을 하고 나서 통증이 나타난다면, 그 근육은 똑같은 운동에 따른 더 이상의 손상을 감소시키도록 적응하는 현상이 신속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효과를 운동에 의한 ‘반복바우트효과(repeated-bout effect)’라고 한다. 반복바우트 효과는 통증의 감소뿐만 아니라 부종이나 근력의 감소, 그리고 관절의 운동 범위 감소와 같은 문제도 경감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연성근통증을 임의로 판단해서 관절부위의 염좌(삠), 또 그로 인한 인대나 힘줄손상, 연골손상, 점액낭염 등과 혼동해서는 절대 안 된다. 

지연성근통증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운동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스트레칭이나 준비운동(웜업)을 하는 것이며, 잘 맞는 탄력양발이나 종아리슬리브의 착용도 도움이 된다. 운동 후에는 가벼운 정리운동, 마사지, 온열찜질 등과 함께 전해질과 탄수화물, 단백질이 혼합된 수분의 섭취도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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