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1159호 춘추 좌씨전이 옥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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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1159호 춘추 좌씨전이 옥천에 있다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10.1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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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면 가산박물관 박희구 관장
음주전문춘추괄예시말좌전구독직해
세종12 1430년 국내 최초 번각본
권26~31·권52~56 등 2책 소장
“인쇄사·문화사적 귀중한 자료”

옥천향수신문이 지난 한글날을 맞이해 특별기획 가산박물관(관장 박희구·안내면) 소장 ‘일용작법’을 보도했다.(본지 184호 1면)

이때 찾아간 가산박물관은 소장 서적만도 1만점이 넘었다. 우거진 숲속에 인적조차 드문 허름한 건물 안에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에 옥천향수신문은 이곳에서 소장한 문화재적 역사적 가치를 지닌 유물들을 매회 소개하기로 했다. 소중한 자원이 우리 지역 가까운 곳에 있었음에도 옥천사람들조차 알지 못했던 곳. 박희구 관장의 도움을 받아 이곳의 유물을 연속기획 시리즈로 보도한다. 박 관장은 일용작법에 이어 이번 호에 ‘음주전문춘추괄예시말좌전구독직해’를 소개하는데 흥분돼 있었다. 16글자 긴 제목을 지닌 음주전문춘추괄예시말좌전구독직해를 들어다 본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 제1159호. 9권(권62∼70) 1책으로 목판본이다. ‘춘추 좌씨전’을 송(宋)나라 때 학자 임요수(林堯叟)가 읽기 어려운 글자에 음주(音註)하고 전문(全文)에 알기 쉽게 주석한 원판본을 번각(翻刻)한 책이다.

1430년(세종 12) 여름에 전라도관찰사로 부임한 신개(申牲)가 가장본을 간행해 보급하려는 의도로 도사(都事) 김치명(金致明)과 의논, 금산(錦山)에 판각할 것을 알리는 공문을 보내는 한편, 다른 고을에는 구재모공(鳩材募工) 협조를 지시해 그 해 12월에 착수했다.

이듬해(1431) 2월에 신개는 내직으로 이임함에 따라 후임 관찰사 서선(徐選)이 그 간행의 일을 이어받아 1431년 5월에 완성했다. 권말에 붙은 발문은 관찰사의 취지를 받들어 그 간행의 일을 주관한 김치명이 썼다.

금산군에서는 1454년(단종 2) 6월에 계미자(癸未字, 1403년(태종 3) 주자소(鑄字所)에서 만든 동활자)로 ‘음주전문춘추팔례시말좌전구두직해’를 번각했다.

박 관장이 소장하고 있는 이 책은 권26~31 1책과 권52~56 1책 등 총 2책이다. 이 책들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9권(권62∼70) 1책 보다 24년이 앞서 이뤄진 최초의 번각판이다.

지방관에서 새겨 비교적 새김이 정교하고, 초기에 인쇄된 것으로 원래 판본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번각이기는 하지만 새김이 비교적 정교하고 초기에 인출해서 인쇄 상태가 깨끗해 원판본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박희구 관장은 “번각이란 이미 인쇄된 책을 펼쳐서 뒤집어 붙이고 다시 새겨 찍어낸 것”이라며 이 책에 대해 “초기에 인출된 것이므로 인쇄상태가 깨끗하고 원판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번각본이긴 하지만 세종 때 처음 찍어낸 책이란 점에서 인쇄사 및 문화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특히 ‘춘추좌전’의 수입, 출판에 관해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관장은 이 책에 대해 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중한 자료가 우리 지역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것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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