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아침은 쪽창에 추상화가 걸렸다
방안의 모든 것이 얼어가도
구피들은 왕성하게 번식했다
어항의 세계는 늘 눈부셔서
어떤 어둠도 스며들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겨울이 지나면 구피들은 배로 늘어났다
가내수공업 공장에서 발등을 다친
그녀의 일상은 부어오를 대로 부어올랐다
부은 발등을 잔꽃 무늬 이불에 올려놓은 채
몇 날 며칠이 지나갔을까
수면 위로 떠오른 구피 떼가
물 안에서 역한 냄새로 떠돌았다
바랜 원피스에 레이스를 덧대어 주던
손길이 그리울 때마다
그녀가 살던 문간방
그 골목을 찾아가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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