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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희 명리학자
  • 승인 2019.10.1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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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주 없다-
김현희 명리학자

나쁜 사주는 없다. 나쁜 상황만 있다. 사람은 늘 어떤 상황에 처한다. 그 상황이 좋든 나쁘든 자기가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야 한다. 나쁜 상황은 ‘돈이 없다.’, ‘직업이 없다.’이다. 현 사회에서 ‘돈’이나 ‘직업’이 공정하게 분배되는 자본이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돈’과 ‘직업’은 강자에게 먼저 분배되고 난 후, 남은 나머지를 수많은 약자들이 나누어 먹는 시스템이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자기 생존 욕망이 본능이다. 자기 생존 원리는 적자생존이다. 한 개인이 노력해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사주를 볼 필요가 없다. 살기 버거워서 사주를 보게 되고 팔자 탓을 하게 된다. 자본주의는 한 사람의 승리자가 모든 것을 다 소유하는 구조이다.

그런 상황이 한 개인의 사주팔자보다 더 세상을 좌지우지한다. 봉건주의 신분사회에서도, 현대 자본주의에서도 양극화는 기정사실이다. 자유주의 시장경제 이후 절대적 빈곤이 사라졌다 해도, 끊임없는 잡음처럼 상대적 박탈감이 사람들을 분노하게 한다. 불공정한 분배가 만연하다.

그래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사주도 각양각색이다. 부모의 신분이 개인의 운명을 결정한다. 부모의 상황이 나쁘면 그 자식도 살아가기 힘들다. ‘돈’도 없고, ‘직업’도 없다면, 세상 살기 고달프다. 열심히 노력해도 혈연, 학연, 지연이 없다면 살아가기 힘들다.

처해진 상황이 다르면, 똑같은 사주도 다르게 운명이 펼쳐진다. ‘돈이 있고 없음, 혹은 직위가 있고 없음’에 따라 다르다. 현실생활은 공평하지 않다. 일간(‘내’가 태어난 날의 천간) 기준으로 정해지는 십성도 누구에게나 적용되지만 있는 자에게 더 좋게 작용한다. 없는 자에게는 있으나마나하게 작용한다. 비견은 친구, 겁재는 경쟁자, 식신은 전문기술, 상관은 판단력, 정재는 성실성, 편재는 투자심리, 정관은 관리력, 편관은 책임감, 정인은 온화함, 편인은 다정함이다. 이런 성향이 환경이 좋은 사람에게는 좋게 작용되지만, 환경이 나쁜 사람에게는 부정적으로 작용된다.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은 상황이 나빠서이다. 

현대사회는 효율성을 판매하는 시대이다. 사람, 사물, 친구, 뉴스, 꿈 등등 모든 것이 계산적이다. 이런 시대에 타고난 ‘생년월일시(生年月日時)’인 사주가 작용하면 얼마나 작용하겠는가.  요즘 시대는 지식이나 뉴스가 진정한 진실인지, 꾸며낸 사실인지도 구분할 수 없다. ‘바람직한 인간상’보다는 ‘적응하는 인간상’이 홍보된다. 아주 작은 차이로 개인성이 있는 듯하지만, 크게 보면 ‘효율성을 추구하는 개인’일 뿐이다. 생산적이고 체제 순응적인 개인만이 ‘돈’과 ‘직업’을 갖게 된다. 사회는 공공선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이익 분배에서는 학연과 지연과 혈연 위주로 나누어 가진다. ‘진짜 가치 있는’, 혹은 ‘진정한 의미의 인간주의’ 같은 이념은 사라졌다. ‘자유주의 개인’이 아니라 ‘돈을 창출하는 개인’이 만들어진다. ‘자기 생산력’이 없는 개인은 도태되고 있다. 

이런 시대에 ‘개인의 자율적 사고’, ‘성찰의 시간’ 같은 말은 비효율적이며 비생산적이다. 현대인은 알게 모르게 편리와 생산성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말과 행동이 획일화되고 있다. 약자일 경우에는 더 심하게 ‘돈’과 ‘생산성’에 순응하도록 길들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나쁜 사주가 있겠는가. 순응 잘하면 좋은 사주이다. 아무리 개인성이 강한 사주(비겁과 식상이 발달한 사주)라도 생존하려면 가족과 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기 성격과 적성을 변화시켜야 한다. 주어진 상황에 약육강식으로 굴종해야 한다. 살아내야 할 환경이 경쟁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이 주어진 사회에서 잘 살고 있다면 사주가 좋아서라기보다는 그 사람이 처한 환경이 좋아서이다. 지적, 신체적으로 뛰어난 개인일지라도 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면 힘들게 산다. 개인의 능력을 사장(死藏)시키는 환경에 처한 사주는, 아무리 좋은 사주라도 살아남기 힘들다. 사회구조가 공정하고 공평하다면, ‘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개인’이 잘 살게 될 것이다. 그런 사회가 사주를 좋게 만든다. 상황이 좋다면 사주도 좋게 작용한다. 상황이 나쁠 뿐, 나쁜 사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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