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웠다 일어날 때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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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웠다 일어날 때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19.10.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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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누워 있다가 일어설 때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빈혈인 경우도 이런 증세가 나타나지만, 특히 누웠다가 일어날 때 어지럽고 눈앞이 깜깜해지거나, 허공에 반짝이가 떠다니는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기립성저혈압이라고 하는데, 자세 변화에 따라 나타난다고 해서 자세성저혈압이라고도 한다.

기립성저혈압은 몸을 세우는데 따라서 혈액을 품어내는 심장의 활동도 거기에 맞추어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우리가 누운 자세에서 일어설 때는 중력의 영향에 의해 혈액의 이동이 복부 쪽에서 심장이 있는 가슴 쪽으로 순간적으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로 인해서 심장 안으로 들어가는 혈액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가슴공간의 심장으로 들어가는 정맥혈관 안에서 감소하는 혈액량은 대체로 700ml 정도이다.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액량이 감소하면 바로 이어서 심장이 펌핑하는 혈액량도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인체는 갑작스런 압력의 저하에 대응하여 심장활동을 높여서 혈압을 유지하려는 보상반응을 일으킨다. 즉 압력의 변화는 목동맥의 혈관벽에 존재하는 특수한 센서에 의해서 감지되는데, 이 센서를 압력수용기라고 한다. 

압력수용기는 이 압력의 감소를 뇌에 보고를 한다. 보다 정확하게는 뇌에 있는 심장운동중추라는 특수한 뇌세포에 보고를 한다. 그러면 심장운동중추는 즉각 심장에 더 빠르게 뛰도록 명령을 내려서 더 많은 혈액을 품어내도록 한다. 이렇게 더 많은 혈액을 펌핑하도록 함으로써 혈압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누운 자세에서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이러한 반응을 압력반사라고 한다. 기립성저혈압이 발생하는 원인은 이 압력반사 작용이 잘 이루어지지 못해서 누운 자세에서 일어설 때 뇌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기립성저혈압은 눕거나 앉은 상태에서 일어설 때 수축기혈압이 20mmHg 이상, 이완기 혈압은 10mmHg 이상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 증세는 여성에게서 더 자주 나타나고, 나이를 먹은 사람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데,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탈수가 그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즉 땀을 많이 흘리는 심한 운동이나 구토, 설사, 이뇨제복용에 의해서 탈수가 진행되고 혈액량이 감소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파킨슨씨병 등도 발생원인이 될 수 있다. 당뇨병의 경우에는 자율신경계가 손상되어 기립성저혈압이 유발될 수 있으며, 파킨슨씨병의 경우에도 뇌신경의 기능이상으로 기립성저혈압이 유발될 수 있다. 또 고혈압치료제로 쓰이는 베타-차단제, 칼슘채널차단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니트레이트와 같은 혈관확장제나 심장활동억제제, 일부 항우울제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운동은 이러한 증세를 개선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미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는 기립성저혈압에 대해서 걷기, 조깅 등의 유산소운동, 지구성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이러한 운동을 할 때 근육펌프의 작용이 촉진되어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액순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심장자체의 펌프기능도 개선된다. 또 보다 장기적으로는 총혈액량도 증가시켜 주어서 기립성저혈압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

눕거나 앉은 자세에서 잠깐 하는 종아리 운동도 많은 도움이 된다. 즉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발끝을 앞으로 뻗거나 당기는 동작을 통해 종아리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도록 한다. 또 일어나기 전 가위차기와 같이 두 다리를 엇갈리는 운동을 통해 허벅지 부위의 근육을 운동시키는 것이 좋다. 특히 주의할 점은 머리가 심장보다 낮게 위치하는 동작을 피하는데, 예를 들어 선 자세에서 자세를 낮출 때 허리를 굽히는 대신 무릎을 굽히고, 반대로 누운 자세로부터 일어설 때는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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