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포엠-환절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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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포엠-환절기7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10.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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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계리 억새와 물안개, 유봉훈 사진작가 제공

이 낯선 지역의 새벽은 안개가 깊다
환절기의 안개는 환생하지 못한 너의 긴 한숨
꿈에 묶인 자들의 눈빛
그 눈빛과 마주치면 어디로도 떠나지 못하는 영혼이 된다
안개 낀 물푸레나무 숲길은 도착지가 없다
창백한 그들을 조상으로 두어서
모든 환절기마다 넘어지는 족속들
깨진 무릎에서 푸른 피가 베어나고
황달 걸린 얼굴이 허공을 떠돌다 무너져 내린다
종교를 가질 수 없어
슬픔의 제단에 두 손 얹어둔 당신
그의 순한 눈빛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마시라
안개의 늪에서 영영 빠져나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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