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젯밤, 내게 쏟아낸
시린 별빛 같은 얼음의 말들을 삼키지 못했다
그런 너를 기다리는 미명의 아침
나무 탁자를 앞에 두고 차를 마시다가
탁자에 그대로 잠들어 있는 나무의 단면을 오래도록 바라보았지
그 속에 눈꺼풀을 덮은 채 누워있을
빗방울의 뭉툭한 손톱들,
여러 날의 바람
흰 눈송이들의 쌓여가던 무게와
그들을 맞으며 기꺼이 노래했을 새들의 울음을 떠올렸다
나무의 잠든 무늬는 고요한 물결이 흐르던 오래전 마른 자국과 닮아 있고
그대로 삼키지 못했던 사소한 일들과 채 간직하지 못하고 뱉어버린
지난 사랑의 가느다란 머리카락들을 나는 생각한다
그런 모든 것들이 물결이 되어 나무의 흔들림처럼 나를
나의 혈류를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
낡은 방 어느 날 너와 내가 거칠게 나누었던 파도의 뜨거움까지
깊고 넓은 파문의 무늬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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