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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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아시나요
  •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 승인 2019.10.3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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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일어나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던 광주학생독립운동은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에 저항하여 일어났던 대표적인 민족운동 가운데 하나였으며, 그 규모나 영향 그리고 역사적 의의에서 3·1운동과 나란히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6·25라는 비극을 맞은 우리 민족은 휴전 직후인 1953년 10월 20일 제16차 임시국회에서 젊은 학도들에게 민족적 사명을 다하도록 사기를 드높이기 위하여 국회발의로 1929년 일제에 항거한 광주학생운동일인 11월 3일을 학생의 날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의결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매년 정부가 학생의 날을 기념하여 왔으나, 1972년 10월 유신 직후인 1973년 3월 30일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기념일을 통폐합하는 목적으로 제정된 대통령령 각종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폐지되었습니다.

1984년 9월 22일 국가기념일로서 학생의 날이 다시 부활되었습니다. 2006년 2월 9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변경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일제식민지정책에 항거한 날을 기념하여 제정된 이 기념일은 우리 젊은이들이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해야 할 일을 상기시켜주는 뜻 깊은 날이라 할 것입니다.

사건은 1929년 10월 30일 오후 5시 30분. 통학열차에서 내려 개찰구를 빠져나가던 한국인 여학생의 댕기머리를 일본인 남학생이 잡아당기며 희롱한 데서 시작합니다. 이 광경을 보다 못한 조선 남학생들이 뛰어들어 난투극이 벌어졌고 이것이 3·1만세운동, 6·10만세운동과 더불어 일제강점기 3대 민족운동으로 꼽히는 광주학생운동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이날 일본인 남학생에게 희롱당한 댕기머리 소녀들의 이름은 박기옥, 이광춘, 암성금자였는데 그 가운데 이광춘은 광주여고보(전남여고 전신) 5학년으로 소녀회의 핵심 구성원이었습니다.

이후 11월 3일 대항일 학생운동이 전개됩니다. 당시 11월 3일에는 몇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지요. 일본으로서는 4대절의 하나인 명치절이었고, 우리 겨레로서는 마침 음력 10월 3일로 개천절이었으며, 광주 학생 독서회원들에게는 전신인 성진회 창립 세 돌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날 광주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은 명치절 기념식 뒤에 있을 신사참배를 거부하기로 하였고 이 결의는 길거리 투쟁으로까지 번집니다. 그리하여 광주고등보통학교 학생 39명과 광주농업학교 학생 한 명이 구속되었지요.

이에 이광춘을 비롯한 친구들은 백지시험 동맹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11월 13일 시험 당일, 급우들이 서로 눈치만 보고 있자 이광춘은 "어저께 헌 약속 어떻게 된 거냐? 친구들은 감옥에 있는디 우리만 시험을 볼 것이냐"라고 하면서 시험지를 놔두고 교실을 뛰쳐나왔습니다. 이에 동조한 친구들과 전교생이 삽시간에 뛰쳐나와 학교가 발칵 뒤집혔지요. 급기야 거족적 학생운동으로 번져 194개 학교에서 5만 4,000여 명이 민족차별과 식민지 노예교육 철폐를 요구했고 만주, 중국, 일본의 동포도 호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이광춘 여사는 퇴학 처리되었습니다만, 그는 이후로도 5남 3녀 자녀들에게 일제의 민족차별에 맞선 불굴의 정신을 잃지 말라고 일평생 가르쳤습니다.

기성세대들로부터 요즘 학생들에게 애국심을 기대할 수 없다는 푸념을 듣게 됩니다. 만일 전쟁이 나면 해외로 피신하는 젊은이들이 많을 거라는 자조석인 의견도 들려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을 믿습니다. 자유 분망하게 보여도 조국이 만일 외국의 침략을 받는다면 일치단결하여 조국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리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11월은 입시와 진학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두렵고 떨리는 순간이지만 부담감을 떨치고 노력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한 세기 전, 나라와 민족을 위해 거리로 나섰던 우리 선배들의 11월을 잊지 말고, 일제식민지정책에 항거한 날을 기념하여 제정한 이 기념일의 뜻을 새겨서, 우리 젊은이들이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는 귀한 날이 되길 바라며,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정의롭고 바른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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