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서 볼 수 있는 유교 기본 교과서 자치통감강목
상태바
옥천서 볼 수 있는 유교 기본 교과서 자치통감강목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11.07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71년 보물 제552호 지정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137호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59호 지정
가산박물관 박희구 관장
“조선 인쇄활자 연구 중요 자료”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기본 교과서로 삼고 열독을 넘어 숙독했던 책. 그것은 중국 송나라 주희 가 쓴 역사서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첫 간행된 때는 세종 4년(1422년). 조선 유학자들 손에서 떠나지 않았던 자치통감강목이 옥천 가산박물관에 있다. 유학자들의 지침서 자치통감강목으로 들어간다.

2008년 옥천의 대표 박물관으로 문을 연 가산박물관. 지금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박물관으로서 제 역할에는 한계에 이르렀으나 이곳엔 국보급 보물들이 즐비하다. 한글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 ‘일용작법(日用作法)’, 보물 1159호 춘추 좌씨전,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평생도’ 10폭 병풍 등이 그것들이다. 여기에 조선 유학 교과서 자치통감강목이 이름을 올린다.

‘통감강목’이라고도 하는 이 책은 중국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토대로 그 이전의 기사를 보충해 중요한 사항을 강으로 삼고 부수적인 세부항목을 목으로 삼아 만든 편년사이다. 남송시대 주희(朱熹)의 저서라고 전해지지만, 그는 대체적인 범례를 밝혔을 뿐 문인 조사연 등이 유언을 받들어 59권으로 지었다.

이 책의 편찬을 통해 주희는 사마광의 정통관에 대한 수정을 완료하고, 자신의 농후한 도덕적 신념에 따른 해석을 더했다.

자치통감강목의 탄생은 역사학에서는 강목체(綱目體)라는 독특한 서술 체계를 완성시켰다. 이 책의 다른 이름 강목(綱目)은 이 책 전체의 체제이기도 하다. 강(綱)은 춘추를, 목(目)은 좌전을 본땄다. 주희가 강 부분을 완성하고, 다른 제자 조사연이 목 부분을 이어받아 완성했다. 강목체는 넓게 봐서는 편년체(編年體)의 변종에 해당한다. 명(明) 시대의 남헌(南軒)과 상로(商輅) 또한 따로 자치통감강목의 정편과 속편을 지었다.

조선에서 간행된 자치통감강목은 비단 서지학적 자료로써 뿐 아니라 조선 전기의 금속활자 인쇄술 연구에도 크게 활용될 수 있는 자료다. 가장 오래된 이 책 인쇄본은 세종 4년(1422년)에 간행된 경자자본(庚子字本)이다. 세종은 이 책을 애독해 신하들에게도 읽기를 권장하였으며, 또 집현전 문신들에게 명하여 훈의까지 만들게 했다. 그 훈의가 완성되자 세종은 그 간행에 필요한 종이 35만 권(약 7백만 장)을 중앙과 지방에 만들게 해 총 139권에 달하는 이 방대한 책을 간행해 냈다. 이때에 중간 글자와 작은 글자는 갑인자를 사용하고 큰 글자는 병진자를 써서 1438년 ‘사정전훈의자치통감강목(思政殿訓義資治通鑑綱目)’을 찍어냈다. 병진자에 대해서는 ‘세종실록’ 세종 18년(1436년) 7월 임술조와 류의손(柳義孫)의 서문에도 나타나고 있다.

세종 이후에도 자치통감강목은 몇 차례 더 간행됐다. 서울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자치통감강목의 경우 성종 24년(1493년)에 명나라 판본을 자본으로 주조된 계축자를 써서 간행한 것으로 4권 4책(권12, 27, 37, 42)의 잔본이지만, 계축자본 자체가 한국에서는 희귀한 데다 표지도 제택 당시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전체적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해 그 가치가 높다.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자치통감강목(개인 소장)은 중종 때에 인출된 것으로 금속활자인 병진자와 목활자인 방병진자(倣丙辰字)를 섞어 인쇄한 점에서 인쇄사적으로 중요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같은 권수의 책은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1책이 소장된 것 외에는 전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 전해지는 자치통감강목은 모두 일부가 망실되거나 일부만 남은 결본이다.

가산박물관 박희구 관장이 소장한 자치통감강목은 권 10, 11, 16, 38, 39, 40 등이다.

박 관장은 “자치통감강목은 세종대왕이 열독했던 유학 기본 교과서로, 총 100책 294권이 간행돼 읽혀졌다”며 “무엇보다 이 책은 연활자와 목활자가 한 페이지에 동시 사용돼 당시 인쇄활자를 연구하는 데 매우 소중한 가치 있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