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문체*를 읽다가 수영장 갈 때를 놓쳤다
좋아하는 시간을 빼앗아갔다
시는 힘이 세다
아무것 하지 않고
힘센 시의 손아귀에 붙들려 있어도 좋겠다
햇빛 드는 창가에 시어들을 널어놓으며
그것들이 말라가는 속도로
하루를 사는 것도 괜찮겠다
잘 마른 시어가 바스락 부서지고 흩어져
다시 새잎으로 돋을 날 기다리며
살아질 날 올 거다, 그러한 날
내 모든 언어는 지상의 어느 길모퉁이에서
초록빛으로 흔들릴 것이다
바람의 옷을 걸치고 다시
당신의 마음을 잡아 흔들 것이다
* 강연호 시인의 시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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