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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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15)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19.11.0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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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수필가

폼폰 국화
퐁퐁국화, 폼폼국화, 핑퐁국화, 동그란 국화 등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꽃은 북동부유럽 원산으로 공처럼 동글동글한 모양 ‘방울술’의 프랑스어 ‘폼폰’이란 명칭이 붙었다 하고, 꽃말은 <진실, 성실>이다. 모종으로 심으면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다.

마누카꽃
호주매화라고도 불리는 이 꽃은 영하의 기온에서는 자라지 못하는데, 남부지방 산지 또는 노지에서 5~6월 피는 여름꽃으로 알려져 있다. 온실에서는 2~3월에 핀다 하여 ‘봄을 전하는 여름꽃’이라 부른다. 지난 겨울 식물원에서 모종을 가져와 실내 화분으로 관리해 왔는데 꽃을 피웠다. ‘마누카’는 뉴질랜드 원주민언어로 초기 이민자들이 호주매화 잎을 말려 차로 마시면서 유래한다. <고결한 마음 감사합니다.>가 꽃말이다. 잎은 피침형이고 끝이 뾰족해 따끔하게 찔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동백꽃
동백꽃만큼 예쁜 꽃이 있을까? 그건 우리 야생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중국 일본에 유사종이 소량 자라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애절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여수 오동도엔 젊은 부부가 단둘이 살고 있었다.
남편이 일을 나간 사이, 낮선 남자가 섬에 들어와 부인을 해치려 하자 도망했다. 남편이 돌아오다 절벽 바닥에 부인을 발견하고 통곡하며 울다가 섬에 잘 묻어주고 떠났다가 훗날 이곳을 찾았을 땐 무덤에 동백꽃이 피어 있었다. <난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어요.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부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 말이 꽃말이 되었다.동백꽃은 한겨울 제주에서 피기 시작하여 충남 서천에는 4월경 개화한다고 한다. 수년 전 옥천 묘목시장에서 이 나무를 구입해 식재하고서 해가 지날수록 고사하기 시작했다.
전문가에 이유를 물었다. “3월 꽃샘추위에 물이 오른 나뭇가지가 얼어 죽는다.”는 것이다. 뿌리를 깊이 내린 마지막 남은 나무에서 꽃을 피웠다. 키운 보람이 있다. 향후, 고사하지 않고 빨간 꽃을 피워, 정원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각시붓꽃
각시붓꽃은 야산 들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잎지름 4cm의 작은 자줏빛 꽃인데 소복 소복이 피어 앙증맞고 깜찍하다. 우리 집 화단 경계석을 따라 핀 모습도 그러하다. 각시붓꽃은 우리 야생환데, 구전으로 전해지는 얘기가 있다. 신라시대 어린화랑 ‘관창’이 백제와의 황산벌 전투에서 선봉장에 서서 싸우다 죽음으로써 승리를 견인하였다.
정혼한 여인이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마는데, 부모가 관창과 함께 묻어주었다. 이듬해 청보라 빛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꽃은 수줍은 듯 각시를 닮았고, 잎은 관창의 검(刀)을 닮아 ‘각시붓꽃’이라 불렀다고 한다. 꽃이 필 때의 잎은 꽃대와 길이가 비슷하지만, 꽃이 진 후에 성장하여 30㎝에 이른다. 농촌진흥청에서 꽃말을 <부끄러움, 세련됨>으로 지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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