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 하는 게 참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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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것 하는 게 참 행복
  • 도복희기자
  • 승인 2019.11.2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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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이 사랑 전동춘·남란현 부부

러블리 로즈, 철화, 화이트그리니, 먼로, 오렌지에보니 등 각종 다육이가 자라고 있었다. 얼마나 정성스런 손길이 갔는지 식물의 상태만으로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잘 자란 수백 개 다육이들이 있는 곳에서 남란현 씨는 행복해 보였다.

“다육이는 입을 따서 꽂으면 번식한다. 겨울에는 물을 낮에 주고, 여름에는 저녁에 줘야한다.

다육이는 여름에 성장하는 하영종이 있고, 겨울에 크는 동영종으로 나뉜다. 화이트그리니는 동영종으로 여름에는 잠자기 때문에 단수해야 한다. 다육이는 온도차가 심하면 단풍물이 잘 드는데 여름에는 전부 녹색으로 바뀌면서 물이 빠진다” 하우스 안 다육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모르는 것이 없을 만큼 해박한 지식이 술술 자세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남 씨는 어려서부터 할머니가 화단에 다알리아며 꽃을 사시사철 키우는 것을 보고 자라서인지 식물을 키우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단다. 대전 아파트에 살 때도 베란다 가득 다육이를 키웠다. 그녀는 식물을 맘껏 키우고 싶어 시골로 들어오고 싶었다. 이런 뜻을 받아들여준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남편이 협조를 안 해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얼마 전에도 화분 다이를 만들어 트럭으로 실어 옮겨다 줬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전동춘(58)·남란현(54) 부부는 대전에서 청산면 대덕리로 이사했다. 2014년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한 것은 전부 아내의 뜻이었다. 남 씨는 쇼그랜증후군이란 루마티스지병을 앓고 있어 새벽이면 손가락 마디가 아프지만 좋아하는 식물을 키울 수 있어 늘 기쁘고 만족하다고 했다.

부부가 가꿔나가는 마당 안으로 들어서니 사방의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왔다. 집 뒤쪽으로 하우스 한 채에는 소국 분재로 국화 향기가 가득했다. 가운데 쪽으로는 닭과 토끼가 자라고 있었다. 집에서 5분 거리에 시어머니(송선예·89)가 살고 계신데 효자인 남편은 매일 문안 인사를 하러 간다며 이사 오니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신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내의 뜻에 따라 청산으로 이사하고 신탄진공단에서 기계제조업을 하던 전동춘 씨는 5년간 출퇴근을 했다. 올 9월, 10년 같이 일하던 직원에게 회사를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회사에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하면 언제든 달려가 도움을 준단다. 첫째 아들(영찬·27)은 2월 롯데정보통신회사에 취업을 해 독립해서 살고 있다. 둘째 아들(현찬·25)은 졸업 후 기계설비 기술을 배우고 있다. 기술 습득을 위해 폴리텍대학에도 입학 예정이다.

남란현 씨는 옥천군적십자봉사회 청산팀에 가입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지역축제에서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면 적극 참여한다. 남편의 고향으로 돌아와 식물과 가까이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하는 남란현 씨의 미소가 유달리 환하게 보였다. 그 미소를 바라보는 남편 전동춘 씨 역시 편안하고 넉넉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청산에서 나고 자란 전동춘 씨에게는 고향으로의 귀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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