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면 땀도, 피도 묽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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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하면 땀도, 피도 묽어진다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19.11.2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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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비만하거나 체력이 아주 약한 사람은 확실히 땀을 많이 흘린다. 허약하거나 비만한 사람은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체온이 빨리 상승하고, 그로 인해 땀도 더 흘리는 경향을 보인다. 그렇지만 운동을 할 때 땀을 많이 흘린다고 해서 무조건 허약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라고 볼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운동훈련으로 단련된 경우에는 훈련 전보다 땀을 잘 흘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다시 말해서 운동할 때 오히려 더 많은 땀을 흘려서 더 효과적으로 체온이 상승하지 않도록 한다. 즉 훈련에 의해 발한역치가 낮아지는데, 이는 운동을 할 때 땀을 더 일찍 내어서 체온의 상승이 어느 수준 이상 높아지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훈련의 결과 더 묽은 땀을 흘리게 된다. 즉 신체적으로 단련된 사람의 땀을 분석해보면 나트륨이나 염소와 같은 무기질이 더 적게 포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아주 더운 환경에서 운동할 때 땀을 통해서 다량의 수분과 함께 무기질의 손실이 일어나는데, 이로 인해서 열사병은 물론이고 근경련이나 심장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이렇게 훈련에 의해 땀을 잘 흘리고 묽은 땀을 흘리는 일차적인 이유는 몸에 수분을 더 많이 갖게 되기 때문이다. 비만한 사람도 땀을 많이 흘리는데, 그것은 완전히 다른 이유 때문이다.

비만한 사람은 반대로 몸에 수분을 훨씬 더 적게 보유하고 있다. 왜냐면 근육조직은 7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지만 지방조직은 20% 내외의 수분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비만한 사람이 땀을 잘 흘리는 것은 몸에 수분이 많아서가 아니라 체지방이 많아서 몸 안에서 발생한 열을 효과적으로 발산시키지 못해서이다. 그러므로 비만한 사람을 보고 물살이라고 하는 것은 생리적으로는 잘못된 말이다. 

운동훈련에 의해 몸에 수분 보유량이 많아지면서 유익한 변화가 나타난다. 먼저 혈액량 자체도 증가하고 혈액의 점성도도 떨어져서 혈전생성의 위험이 감소하고 혈류순환에 도움이 된다.

이에 따르는 이점은 더운 날 운동할 때에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더운 환경에서 운동을 하면 인체는 추가적으로 더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하게 된다. 더운 날 운동할 때 인체는 가장 중요한 두 군데 수요처로 혈액을 더 많이 공급해야 한다.

그중 하나의 수요처는 운동하는 근육이다.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근육에 혈액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산소와 에너지원을 보내야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수요처는 피부혈관이다. 체온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혈액을 피부혈관으로 보내서 인체 내부에서 발생한 열을 바깥쪽으로 내보내야 한다. 즉 더운 날 운동을 할 경우에는 운동을 지속하기 위한 근육 혈류량과 체온조절을 위한 피부 혈류량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한다.

그런데 운동을 하면서 땀을 통한 수분의 손실이 일어나면 이 두 군데에 모두 보낼 피가 모자라게 된다. 그래서 땀을 많이 흘려서 몸에 탈수상태가 된 것을 무시하고 계속 운동을 하면 체온조절부전에 의해 열사병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그렇지만 운동훈련에 의해 더 많은 수분보유량을 갖게 되면 땀을 통해 많은 수분을 손실하더라도 여전히 활동근육으로 보낼 혈류와 체온조절을 위한 혈류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수분여유력은 운동능력과 체온조절능력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현대인은 만성적인 탈수상태라고도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운동을 해서 땀을 흘리지 않더라도 커피 마시는 것이 생활화되면서 카페인의 이뇨작용에 의한 탈수상태가 자신도 모르게 심해지고 있다. 혈액에 의해 산소와 이산화탄소, 그리고 각종 영양물질과 대사산물이 운반된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그뿐만 아니라 인체 이루어지는 모든 대사활동, 즉 생화학적 반응은 물 안에서, 물을 매개로 이루어진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몸 안의 물을 많이 보유하도록 하자. 그것을 통해 땀도 묽어지고 혈액도 묽은 상태라면 건강상 큰 이점을 갖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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