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포장 회수까지…일이 3배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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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포장 회수까지…일이 3배로 늘었다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12.05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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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로컬푸드 녹채류부문 1호
김서정 옥천청풍한우 사무국장
상추 쪽파 대파 등 직매장 납품
자고 나면 자라는 풀과의 전쟁
회수농산물 식당 등에 판로개척
하우스 건축비 지원 확대 절실

제272회 옥천군의회 임시회가 열린 지난달 8일. 군의회는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를 포기할 경우 개도국 지위로 받아온 관세와 농업보조금 등이 축소돼 그나마 어렵게 지켜온 농업이 더 큰 위험에 봉착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우리나라 농업이 얼마나 연약한 지 뿌리 약한 나무의 흐느적거리는 모습 그대로다. 이 같은 위기감 속에 우리의 농업이 살길은 무엇인가? 특히 소농이 주를 이룬 옥천지역 농민들이 살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로컬푸드다. 하지만 10년 넘게 끌어온 옥천의 로컬푸드 정책은 일부 농가의 잔치마당이었다. 작년 말 기준 옥천의 농가수는 5696세대, 농민은 1만2915명. 하지만 로컬푸드 수혜농가는 단 50농가뿐. 옥천 농민이 고루 잘 살 수 있는 솔로몬의 정책은 어디에 있는 걸까? 향수신문은 진정한 옥천로컬푸드로 가는 길을 향해 현장의 목소리를 연속기획으로 담는다.

옥천청풍한우영농조합법인 김서정(57) 사무국장은 한우사육농가다. 그런 그가 옥천로컬푸드 녹채류 부문 상추 1호, 쪽파는 2호로 등록됐다. 요즘 그가 매일 하는 일은 비닐하우스 속에서 겨울 대파 작업을 한다. 정성껏 재배한 대파 하나하나를 행여 끊어질세라 조심스레 뽑아 트럭에 실고 로컬푸드직매장으로 나간다. 포장실에서 무게를 달고 일일이 포장을 하고 판매대에 진열을 한다. 그의 대파가 소비자에게 팔릴 때면 휴대폰으로 알림서비스 된다. 팔리지 않은 대파는 회수해 온다. 주말에 손님이 몰리는 까닭에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내다파는 양이 더 많다. 일상이 된 반복적 과정이 그에게 또 다른 소득원이 되고 있다고 반겼다. 

김 국장은 “인건비는 따질 수 없지만 대전에 내다팔 경우 중간 거래비, 운임비, 상하차비가 없어 오히려 이곳 가격이 더 쌀 수 있다. 소비자는 저렴하게, 생산자는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어 좋다”며 만족해했다.    

로컬푸드 하면서 소득이 얼마나 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농사의 기본적 비용이 커버될 뿐 큰 소득이 안 된다”며 잔웃음을 쳤다.

그러면서 그는 “자고 나면 자라는 풀과의 전쟁이 가장 힘들다”며 고충을 털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로컬푸드 인증을 받기 위해선 제초제를 사용하면 안 된다. 비싼 인건비에 인력투입은 상상조차 어려운 상황에 하나하나 풀을 뽑아야 하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란다. 팔다 남은 대파를 회수하는 일도 번거롭거니와 처분하기도 아깝다.

김 국장은 “무조건 회수보다 직매장과 지역 식당이 협약을 맺어 잔량을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면 농민은 추가수익이 생겨 좋고 식당은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좋지 않겠냐”며 대안을 제시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 “50% 할인 판매대를 만들어 소비자가 선택하게 했으면 한다. 대형마트에서도 일정기간 지나 품질이 떨어진 농산물은 별도 판매대에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 행정에도 바람을 전했다. 그는 “하우스 1동을 지원받아(사업비 5:5 매칭) 상추, 쪽파, 대파농사를 짓는데 다른 작물이 들어갈 때마다 퇴비하고 로타리치다 보면 2~3개월을 허비한다. 한 동이 더 있으면 허비하는 기간 없이 바로 이어서 농사지을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지원받으면 추가지원까지 5년은 걸린다”며 지원확대를 간절히 원했다.

옥천읍 상야리가 고향인 그는 삼양초를 거쳐 옥천중‧고를 졸업하고 잠시 외지생활을 하다 영원한 고향지킴이가 됐다. 부인 백경희(53) 씨와 사이에 1남1녀를 둔 김 국장은 “생산자가 직접 포장하다보니 전문가 포장보다 미흡한 점이 있지만 노력하고 있다”며 많이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품질만은 자부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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