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는 한곳에서 장보길 원한다…직매장 접근성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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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는 한곳에서 장보길 원한다…직매장 접근성 지적
  • 임요준기자
  • 승인 2019.12.12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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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귀농인이 바라본 옥천로컬푸드
어느 날 직매장 갔더니 토종 개복숭아를
생전 듣지 못한 ‘작은 복숭아’로 바꿔나

1년 농사 ‘밤’의 유통기한이 겨우 4~5일

온도만 맞추면 기한 늘리지만 냉장고 없어

장보는 주부들 자가용 없으면 직매장 못 가

하나로마트·공설시장에 로컬푸드 매대 설치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적 서울로 이주, 농사에 농자도 모르는 정순점(안내면 동대리‧57) 씨가 농사를 짓겠다며 옥천에 터를 잡은 지 3년. 900평 포도밭과 고사리와 밤나무, 개복숭아가 가득한 임야 3000평. 쌀농사와 감자, 고구마, 양파, 마늘을 재배하는 전답을 포함 그녀의 손길이 닿는 땅만도 8천여 평에 이른다. 옥천에 몸을 담은 후 그녀가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농업기술센터 교육 참가다. 센터에서 하는 교육이란 교육은 다 받았다. 식품가공기능사와 유기농업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딱 5년은 배움의 기간”으로 정한 그녀는 농업의 6차 산업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옥천로컬푸드 인증을 받고 직매장에 내다파는 농작물은 개복숭아를 비롯해 감자, 양파, 배추, 건고사리 등 다품종이다. 지금은 포도를 가공해 만든 포도즙도 팔고 있다. 그녀가 직매장에 포도를 팔기 위해선 먼저 옥천살림에 가입비 50만 원을 납부해야 했다. 가공센터 가입비 30만 원은 별도다. 여기에 매월 2만 원씩 이용료도 내야 한다. 그런가 하면 판매금의 12%는 옥천살림에, 5%는 가공센터에 납부한다. 부가가치세 10%는 국세로 들어간다. 그녀가 던지 한마디는 “타산이 안 맞는다”.

무엇보다 포도즙을 짤 양이면 그녀의 집 안내 동대리에서 읍내에 있는 가공센터까지 이동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큰 맘을 먹지 않고선 선뜻 나설 수 없다. 직접 집 근처에서 가공시설을 설치하고자 군에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매번 돌아오는 답변은 수변구역이라서 안 된단다.

정 씨는 “이곳은 오폐수시설이 돼 있고 방앗간도 운영 된다. 헌데 방앗간보다도 적게 배출되는 폐수시설을 수변구역이란 이유 하나로 설치할 수 없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지난 가을쯤이다. 그녀는 직매장에 개복숭아를 내다팔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매장에 나갔더니 개복숭아가 아닌 생전 듣지 못한 작은 복숭아로 바꿔 표기된 일도 있었다고. 당시 당혹감을 지금도 감출 수 없어 했다.  

밤의 유통기한에도 어려움을 토했다. 그녀는 “밤의 유통기한을 4~5일로 하고 있다. 온도만 맞춰주면 더 길게 할 수 있지만 냉장고가 없어 짧은 유통기한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필요성을 제기했다.

직매장의 가장 큰 문제는 위치라고 했다. 정 씨는 “주부가 장을 볼 때는 한곳에서 해결하길 원한다. 하지만 현 직매장은 공산품이 없어 주부들은 두 곳에서 장을 봐야 하고 직매장 위치가 자가용이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접근성이 좋은 하나로마트나 공설시장에 로컬푸드 매대가 마련된다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부이면서 귀농인의 시각은 날카로웠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진정한 옥천로컬푸드가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행정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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