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행동보다 무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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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행동보다 무거워야
  •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 승인 2019.12.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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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입은 음식물이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입을 통해서 밥도 먹고 과일도 먹고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십니다.
음식물이 입에 들어가야 사람은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먹는 음식물은 땅에서 나온 것들로 땅의 지기를 받고 자란 것들이니 지기가 들어가는 곳입니다.
사람은 코를 통해서 산소(天氣)를 흡입 합니다.
천기를 흡입하는 코와 지기를 섭취하는 입의 사이에 있는 사람의 가운데란 뜻인 인중(人中)이 있습니다.
인중 위쪽으로는 구멍이 2개씩입니다. 콧구멍도 2개, 눈도 2개, 귓구멍도 2개입니다.
2 라는 숫자는 동양의 상수학에서 음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인중 밑으로는 구멍이 한 개씩입니다. 입도 1 개, 배꼽도 1 개, 항문도 1개, 요도도 1개, 산도도 1개입니다.
1 이라는 숫자는 양을 상징하는 것으로 아껴 쓰고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개 즉 음은 냄새 잘 맡아보고 열심히 살펴보고 잘 귀담아 들어야하고 많이 쓰라는 것입니다. 인중을 중심으로 위로는 음이 아래로는 양이 배치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입의 위치를 보면 인중 아래로 양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인체의 양은 입에서부터 비롯되니 인간 만사가 입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입니다. 입에서 먹을 것과 복도 들어오지만 화도 들락거리는 문입니다. 그래서 화가 들어오는 문이라는 의미의 구시화문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이란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다. 라는 뜻으로 전당서 설시 편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당나라가 망한 뒤의 후당 때에 입신하여 재상을 지낸 풍도(馮道)라는 정치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오조 팔성 십일 군을 섬겼는데 다섯 왕조에 걸쳐 여덟 개의 성을 가진 열한 명의 임금을 섬겼다는 말이니 그야말로 처세에 능한 달인이었습니다.
풍도는 자기의 처세관을 아래와 같이 후세인들에게 남겼습니다.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로다.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 安身處處宇(안신처처우)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가는 곳 마다 몸이 편안하리라.
풍도는 인생살이가 입이 화근임을 깨닫고 73세의 장수를 누리는 동안 입조심하고 혀를 감추고 말조심을 처세의 근본으로 삼았기에 난세에서도 영달을 거듭한 것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知者不言 言者不知라는 말이 나옵니다.
진실로 아는 자는  말이 없고 말하는 자는 진실로 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가벼운 사람일수록 말이 많습니다.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많은 말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를 되돌아보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말을 많이 하며 불평불만이 많습니다.
말은 스스로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가장 편한 수단이지만 그 속에는 늘 무서운 함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에 길들여진 사람은 말에 취해 계속 행동과 반성 없는 말만 하게 되고 사람들은 더 이상 그의 말을 믿지 않게 됩니다.
말은 행동보다 더 무거워야 합니다.
한 마디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행동을 한 후에 말을 해야지만 사람들은 그 말을 믿게 되는 것입니다.
말이 복이 되기 위해서는 말 보다 먼저 침묵의 가치를 깨달아야 하며 행동의 소중함을 보여주어야만 입 속에서 흘러나온 말이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좋은 말도 반복하면 의미가 퇴색해 버립니다. 그런데 경솔한 말, 불필요한 말을 늘어놓는다면 인격에 의심을 받게 됩니다. 특히 남을 무시하는 말, 타인의 인격에 상처를 주는 말은 조심하여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말과 글이 넘쳐나는 매스미디어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언론매체가 우리에게 주는 이익이 결코 적지 않으나 잘못된 관행과 편파적으로 운영되면 그 피해 또한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언론의 독단을 또 다른 권력집단으로 부르기도 하는 것입니다.
언론의 바른 자세는 잘못이 인정되면 바로 정정하고 솔직하게 잘못을 사과하는 것이 도리 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거짓과 과장으로 점철된 막말들이 난무합니다. 언론 매체의 보도 내용은 물론 개인끼리 주고받는 말마저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사회입니다. 내가 듣고 말하는 것들은 과연 진실한가, 따져 듣고, 가려 말하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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