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순(63) 씨는 24살에 남편(손치권‧67)을 만나 결혼 후 옥천읍 양수리에서 40여 년을 살았다. 시집 오니 10남매의 둘째 며느리였다. 둘째였지만 시어머니를 33년간 모셨다. 7년 전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간간이 경로당에서 점심식사를 대접해 오고 있다.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그립기도 하고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따뜻한 마음이 오고 가기 때문이란다.
김치찌개를 끓이고 갓 담은 김치를 들고 와 어르신들과 함께 한 끼 식사를 나누는 시간은 오고 가는 덕담으로 따뜻한 정이 넘쳐났다.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든 김치와 오래 끓여 깊은 맛을 내는 돼지뼈 김치찌개는 어르신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는지 한 솥 끓인 찌개가 바닥을 보였다. 오랜 세월 생각날 때마다 어르신들에게 조건 없이 식사를 챙겨드리는 시간이 좋았다는 고 씨는 “이웃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하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살아왔다”며 “그 하루하루의 삶이 운명으로 바뀐다”고 확신했다. 이어 “타인에게 잘해주면 부메랑으로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라며 “아낌없이 내어줄 때 누구보다 내가 행복하다”고 전했다.
고정순 씨는 남매를 두었다. 아들(근형)은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하고 소아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딸(유미)은 충남대 영문과 졸업 후 미국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미국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웃에게 봉사하며 다른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내니 자식들이 잘 커 주었다”며 “앞으로도 시간이 되는 한 이웃 어르신들을 위해 한 끼 식사를 대접할 수 있는 행복한 자리를 좀 더 자주 마련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식사를 마친 어르신들은 “이렇게 찾아와 점심식사를 해 주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일 터인데 정성을 다한 좋은 음식을 대접해 주니 너무 고마울 뿐”이라며 “어떤 댓가도 없이 때때로 찾아와 이같이 선한 일을 하니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