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같은 편안한 집 ‘둥지요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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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같은 편안한 집 ‘둥지요양원’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1.0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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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노후 48인 어르신이 거주하는 곳
증상별 체계적 서비스…최우수기관 2회 선정
권숙희 원장 “나라면 어떤 요양원에 가고 싶을까”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다. 생·노·병·사는 인간의 굴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거쳐 가야 할 길. 죽음은 피할 수 없고 그곳으로 가는 단계에서 노후의 인생도 받아들여야 한다.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품위 있게 존중받으며 지상에서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병든 부모를 모시는 일이 일반적이지 않게 되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의식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노년의 삶을 시설에 의탁하여 살아가는 것으로 바뀌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설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막다른 길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러한 인식을 깨기 위해 시설을 개방하고 있는 곳이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가야하는 곳, 편안한 노후를 위한 곳으로 만들어나가는 둥지노인전문요양원(군북면 이백길 103) 권숙희 원장을 만나 요양원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개방형 요양원
“EBS 다큐 시선에 취재를 수락한 것은 노령화 사회에서 요양원이 지역 주민과 함께 가야 하는 곳이란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베이비붐시대 어르신들이 요양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입소할 때의 걱정과 불편한 마음을 덜어주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고 권숙희 원장은 말했다.
권 원장은 지역사회에 오픈함으로써 “요양원이 이런 곳”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했다. 일환으로 지역 어르신들의 요양원 체험 활동도 간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시설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고 서로 오려고 한다는 것.

△이곳은 삶이자 일터
둥지노인전문요양원은 2013년 12월 완공해 정원 48명이 돌봄서비스를 받고 있다. 체계적인 간병과 개별화된 서비스를 중점으로 가정과 같은 편안한 요양원을 운영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어르신들이 ‘새 삶이 시작되는 집’이라는 생각으로 삶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평온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노후’를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로써 자녀들이 편안한 사회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어 건강한 사회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권 원장은 “보호자들이 부모님이 잘 지내시는 것을 보고 안심하는 모습을 보면 성취감을 느낀다”며 “다만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선하게 맺어진 인연을 더 이상 못 보게 될 때 아쉬운 마음 크다”고 전했다. 이런 아쉬운 맘에 요즘은 석 달에 한번 정도 보호자를 만난 생전의 부모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꽃꽂이 프로그램 진행
요양원 안 창문으로 논밭이 한눈에 들어왔다. 겨울이었지만 햇살도 풍성하게 들어왔다. 산과 들이 펼쳐진 시골풍경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매년 봄과 가을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동네 산책을 한다.
야외활동이 어려운 한겨울에는 한 달에 한번은 꽃꽂이를 한다. 자연을 실내로 들여 꽃향기를 맡으면 어르신들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시작한 것. 사회복지사가 직접 꽃꽂이 기술을 배워 어르신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룹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참석이 불가능한 어르신을 위해서는 잔존기능 보존을 위한 개별 프로그램이 작업치료사에 의해 진행된다. 사회복지사는 인지점수에 따라 그룹을 나눠 다양한 치매예방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장기요양평가 최우수기관
둥지노인전문요양원은 30년 이상 사회복지 실무 경력을 가진 권 원장이 시설 내 사택근무로 더 섬세한 운영을 하고 있다. 증상별 분리요양을 통해 체계적인 서비스와 함께 노인정에 온 것처럼 즐겁게 지내도록 하고 있다. ‘내가 어르신이라면 어떤 요양원에 가고 싶을까?’ 하는 마음으로 개별 맞춤 서비스를 하고 있다. 와상 어르신들이 기거하는 같은 층에 간호사실을 배치해 응급상황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서류 전산화로 기록하는 시간을 줄이고 어르신들을 돌보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5년, 2018년 장기요양평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권숙희 원장
권숙희(63) 원장은 경북 안동이 고향이다. 1983년 전북 익산시 원광어린이집에서 총무로 3년간 일한다. 1991년 제주도 원광노인요양원에서 1년 남짓, 1992년 대전중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10년 동안 일한다. 빈곤의 악순환을 끊는 것은 자녀들의 학습에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주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들에게 지역의 모든 자원을 활용한 학습지도 및 정서 지도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그때 돌 본 아이들이 자라 교사가 되고 사회구성원으로 제 몫을 하고 있다. 40대 초반 노인복지 쪽으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노인요양원에서 직접 근무하기도 한다. ‘나의 삶은 이거다’라는 확신을 하고 2002년 노인요양시설을 개원한다. 2010년 현 위치로 확장 이전하게 된다. 10년 전 요양원을 건축하면서 침대 높이에 바깥 풍경이 보이고 채광이 잘 들어오도록 신경 썼다. 바깥에 나가지 못해도 햇빛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방마다 CCTV를 설치해 어르신들의 인권을 우선으로 했고 넘어졌을 때 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마음에서 우러난 돌봄서비스
권 원장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는 것은 서비스하면서 성취감과 보람을 느껴야 한다. 일이다 생각하면 힘들다. 30년간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다양한 계층에 삶의 애환을 알고 그들과 함께하는 일이 보람된 일인 줄은 이미 알고 있었다”며 “마음에서 우러나 어르신을 돌볼 것을 직원들에게 누누이 말하고 있고 이런 뜻에 잘 따라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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