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적십자’는 허울이었나…회장 센터장 사무부장 무더기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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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적십자’는 허울이었나…회장 센터장 사무부장 무더기 해임
  • 임요준기자
  • 승인 2020.01.16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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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정신 위배·자금 유용 의혹
자녀명의 현금영수증 불법 발급
적십자 충북지사 2일 최종 통보

‘모든 사람을 사랑하여 서로 돕고 구제하자는 인도주의적 정신’

적십자 정신이다. 하지만 적십자봉사회 옥천지구협의회는 회장과 직전회장이 구정물 속 진흙탕 싸움을 벌이다 결국 충북지사로부터 해임당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충북지사는 지난해 11월 20일 이들에 대해 해임통보한데 이어 이의신청을 받고 구랍 26일 윤리위원회 심의에서 이의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지난 2일자 공문을 통해 최종 해임을 통보했다.

충북지사와 옥천지구협 회원들에 따르면 직전회장 C씨는 지난해 1월 L씨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며 봉사나눔센터를 설립하고 센터장을 맡아왔다. 센터가 설립되기 전인 2018년에는 당시 회장인 C씨가 직접 관리해 왔다. 기존대로라면 신임 회장인 L씨가 운영하게 돼 있다. 그러기에 센터 설립은 예초부터 회원들의 반발이 컸다. 당초 해왔던 것처럼 회장이 관리하면 되고 별도 센터는 필요없다는 게 회원들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C씨는 지사에서 설립을 허가했다며 강행했다. 센터는 지역의 한 물류업체에서 기증한 물품을 판매해, 수익금은 지구협 운영자금으로 사용해 왔다.

문제의 발단은 여기서 부터다. 이번에 해임당한 L회장에 따르면 C센터장은 자신이 회장일 땐 직접 관리했지만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센터를 설립하고 본인이 센터장을 맡고선 계속 관리해 왔다. 물품 수령에서부터 판매까지 단독으로 운영해 와 누구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 수익금도 이전에는 회당 300~400만 원에 이르렀으나 250~260만 원 정도로 줄었으며,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장부를 가져와 서명만을 요구했고, 전반적으로 센터 운영은 부실했다는 게 L회장의 주장이다.

이에 C센터장은 “단독으로 한 것이 아니고 알바와 함께했고, 은행 입금도 나는 관여하지 않았고 알바가 하고 통장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돈 떼먹었다지만 자료 다 넘겨줬다. 업무는 알바가 다 했다. (L회장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 장애인인 내 딸까지 거론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들의 싸움은 영구 제명은 면했지만 해임으로 이어져 ‘제 발등에 칼을 꽂았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지사는 적십자정신 위배와 자금유용과 리베이트 의혹, 현금영수증 불법 발급, 봉사회간 갈등 야기 등을 이유로 L회장과 C센터장, 또 다른 L사무부장 등 3명을 동시 해임했다.

충북지사 관계자는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사람은 없고 누구나 크고 작은 과오가 있지만 6년 전 사건으로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안타깝다. 윤리위원회를 4차까지 개최하며 당사자에게 항변기회도 줬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제명도 고려했으나 그동안 노고가 참작돼 임원직 수행만 제한하는 봉사원으로 남겼다”며 “개인적 아픔도 있겠지만 옥천지구협의회 정상화를 위해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도내 타 지역에서도 갈등사례가 많지만 화해조정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옥천은 감정골이 너무 깊다. 지난 여름서부터 감사를 진행해 왔는데 개인감정들이 너무 많이 쌓였다. 지역사회에 죄송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조용히 가길 바랄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회원 A씨는 “적십자는 순수 봉사정신으로 조직된 봉사단체다. 그런 봉사단체가 왜 이러나. 참으로 한심하다.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적십자정신인데 이것이 진정 사랑이냐”며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면서 “임원진들은 그 책임을 통감하고 전원 사퇴해야 하며, 내 편 네 편 나누지 말고 순수 봉사정신으로 새로운 임원단을 하루 속히 구성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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