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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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 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 승인 2020.01.2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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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봉호 옥천군의회 의원

설은 시간적으로는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새 달의 첫 날인데, 한 해의 최초 명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설날을 원일(元日), 원단(元旦), 원정(元正), 원신(元新), 원조(元朝), 정조(正朝),세수(歲首), 세초(歲初), 연두(年頭), 연수(年首), 연시(年始)라고도 하는데 이는 한 해의 첫날임을 뜻하는 말이다. 또한 신일(愼日), 달도(怛忉)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근신하고 조심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이밖에 설을 양력 1월 1일 신정(新正)의 상대적 개념으로 구정(舊正)이라고도 하는데 이 말에는 설을 폄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설이란 용어는 나이를 헤아리는 말로 해석하기도 한다. 해가 바뀌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첫 날인 설을 쇨 때마다 한 살 씩 더 먹는다. 설을 한 번 쇠면 1년이며 두 번 쇠면 2년이 되는 이치를 따라 사람의 나이도 한 살씩 더 늘어난다. 결국 설이 사람의 나이를 헤아리는 단위로 정착하여 오늘날 살로 바뀌게 된 것이라 한다. 이밖에도 설이 새해 첫 달의 첫 날, 그래서 아직 낯설기 때문에 설다, 낯설다 등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설을 설 명절이라고도 하거니와 설 명절은 하루에 그치지 않는다. 설이란 용어 자체는 정월 초하룻날, 하루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실제 명절은 대보름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설을 설 명절이라고 했다고 볼 수 있다.

설날의 세시풍속은 매우 다양하다. 설날이 다가오면 섣달 그믐날 자정이 지나자마자 복조리 장사들이 복조리를 한 짐 메고 골목을 다니면서 이것을 사라고 외쳐댄다. 각 가정에서는 1년 동안 필요한 수량만큼의 복조리를 사는데, 일찍 살수록 좋으며 집안에 걸어두면 복이 담긴다고 믿는다. 새벽에는 거리에 나가 처음 듣는 소리로 한 해 운수를 점치는 청참(聽讖)을 행하기도 한다. 설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미리 마련해둔 새 옷으로 갈아입는데 이 새 옷을 설빔이라 한다. 아침에는 가족 및 친척들이 모여들어 정초의 차례를 지낸다. 차례는 모처럼 자손들이 모두 모여 오붓하게 지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차례가 끝나면 어른들께 순서를 따져 세배를 올린다. 떡국으로 마련한 세찬(歲饌)을 먹고 어른들은 세주(歲酒)를 마신다.

세찬이 끝난 후에는 차례 상에서 물린 여러 명절음식들을 나누어 먹는 음복(飮福)이 마련된다. 아이들에게는 세뱃돈을 주며 덕담을 나누고 한해의 운수대통을 축원해준다. 이웃 및 친인척을 찾아서 세배를 다니는 일도 중요한 풍습이다. 또 설날 재미난 세시풍속으로는 양괭이 쫓기라는 것이 있다. 양괭이 또는 야광귀(夜光鬼)라는 귀신은 설날 밤, 사람들이 사는 집에 내려와 아이들의 신을 두루 신어보고 발에 맞으면 신고 가버린다. 그러면 그해 그 신의 주인에게는 불길한 일이 일어난다고 믿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 귀신이 무서워 모두 신을 감추거나 뒤집어놓은 다음 잠을 잤다. 그리고 채를 마루 벽에 걸거나 장대에 걸어 뜰에 두었다. 그러면 양괭이가 와서 수없이 구멍이 나 있는 신기한 물건이 있는 것을 보고 그 구멍을 세느라고 아이들의 신을 훔칠 생각을 잊고 있다가 닭이 울면 도망간다는 이야기다.

이 날은 윷놀이, 종정도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같은 세시 민속놀이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또한 세주불온, 문안비, 청참, 오행점, 원일소발 따위의 재미있는 세시풍속도 있지만 모두 잊히고 말았다. 다만 섣달 그믐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며 밤을 새던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것을 해지킴이, 곧 수세(守歲)라고 했다.

설날 차례를 끝내고 동네 둥구나무 아래서 설빔을 곱게 차려 입고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부르던 설날 노래가 새삼스럽다.

1).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2). 우리 언니 저고리 노랑 저고리
우리 동생 저고리 색동 저고리
아버지와 어머니 호사 하시고
우리들의 절 받기 좋아하셔요.

3). 우리집 뒤뜰에는 널을 놓고서
상 들이고 잣 까고 호두 까면서
언니하고 정답게 널을 뛰고
나는 나는 좋아요 참말 좋아요 .

4). 무서웠던 아버지 순해지시고
우리 우리 내 동생 울지 않아요
이 집 저 집 윷놀이 널뛰는 소리
나는 나는 설날이 참말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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