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작목반 구성 재배 도전한 '포도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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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작목반 구성 재배 도전한 '포도박사'
  • 유정아기자
  • 승인 2016.04.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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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없는 포도 재배 예정인 최근범(54.옥천읍 가풍리480)氏
최근 6년 차를 맞은 최근범(54·옥천한살림생산자연합회원)씨는 충남 연기군 전의면에서 귀농 귀촌해 연매출 1억을 넘게 올리고 있는 성공적인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위해 많은 고생해온 최씨는 옥천과 연계된 기술 지도를 위해 먼저 정착한 동생(근태·45)에게 포도농법을 배웠다. 그의 생활상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 국내 최초 알렉산드리아 재배 성공

알렉산드리아(청포도 품종)를 국내 최초로 성공 재배 한 최 씨는 한 살림 정회원이다. 그는 정회원 이력을 얻기 위해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었다. 처음에는 그냥 “저는 머슴입니다”하는 마음으로 일을 배웠다.

남들이 쉴 때도 쉴 수 없었고, 남들이 잘 때도 편히 잘 수 없었다. 때로는 포도농이 된 것이 너무 힘이 들어 후회한 적도 있었다.

연구와 실험을 거듭해 알렉산드리아 재배에 성공한 것은 전국 포도농가들에게 힘겨운 노하우를 만들어낸 개척정신이다.

■ 알솎기에 하루 6,7명 작업인부 100명 동원

“포도 순이 나오기 시작하는 이때쯤이 되면 본격적인 농·작업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캠벨 종은 한번 손을 봐주면 조금 숨을 돌릴 수 있는데요. 국내 최초로 우리가 시작한 청포도인 알렉산드리아는 정말 못 말립니다. 한 순에 너 댓 가지가 나와 이것을 잘라주지 않으면 그해 포도를 망치게 되니까요. 또 곁순을 제거가 끝나면 포도알이 영글어요.

알솎기 하기 위해서는 아주머니 40명 정도가 필요하지요. 하루 6~7명 4~5일 정도하니까 100명 정도가 동원돼요. 거기다 품삯이 7만원에 식대까지 8만원 정도하니까 적어도 한해농사를 지으려면 인건비만 700만원 정도 들어갑니다.”

■ 귀농하려면 시설 등 운영비 없으면 실패

그는 사람들이 귀농귀촌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일침을 놓는다. “말을 해주면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조금 무시한다고나 할까요. 진심어린 말로 해주면 잘 듣지 않더라구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섭섭해지고는 했어요.

그리고 먼저 시설비용을 들이고 시작해야 하는데 처음 시작하는 분들을 보면 그렇게 못해요. 많은 분들을 상담해 보았는데 대개 2천만~3천만 정도 들이고 농업을 시작하려는데 그것은 생활비로 써버리고 정작 농업은 시작도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 처음엔 땅주인과 장기 임대 맺어야 ‘꿀팁’

그는 귀농할 때 가장 중요한 팁으로 땅구입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보면 비용을 모두 써버려 망하는 길이라고 했다. 시설비와 인건비로 사용하는 비용이 충분히 있어야 하는데 거의 시작도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고 했다. 처음 포도농사를 시작할 때 땅주인과 10년 임대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시설비로만 비용을 지출했다. 인건비도 귀농귀촌인 들에게는 무서운 비용이다.

알렉산드리아

3중막으로 영하 7,8도에도 영상 5도 유지

“한 겨울에 바깥 온도가 영하 7,8도를 오르내릴 때에도 하우스 안에는 영상 5도 이하로 절대 떨어지지 않아요. 3중막으로 된 커튼의 효과이지요. 보통 7월 10~15일이면 첫 출하를 시작하지요. 정신이 없어져요. 가온하는 비용보다 시설을 해놓으면 에너지 비용이 많이 절약되는 것은 물론 포도의 품질도 좋아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 겨울에 온도를 맞추기 위해 고생하는 것을 보면 시설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 한 살림은 믿고 신뢰하는 유기농 농업생산체

“한 살림은 믿고 신뢰하는 농업생산체입니다. 비료·농약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퇴비 인증품만을 사용합니다. 저희는 전국 한 살림 전국 매장과 계약 재배를 맺고 농사를 짓고 있어요. 그러니 판매도 문제가 없지요. 그 대신 우리 농민들은 소비자에게 신뢰와 믿음으로 품질을 만들어야 해요. 유기농으로 보증을 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집니다. 그래야 믿고 먹을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가지요. 한 살림은 그런 것을 추구해 가는 것이지요.”

■ 동생이 먼저 한 살림회원으로 유기농 시작

“동생이 1년 먼저 고향을 떠나 옥천으로 갈 때 천안서 포도 농이었어요. 신품종을 확보하고 기술교류를 하다 보니 그 지역 주민들이 땅을 지원해 주겠노라고 해 정착을 하게 됐어요. 저는 당시 잘나가는 장어구이 집을 운영했어요. 그러나 동생의 정착을 보고 결심을 했지요. 더 늦기 전에 포도를 해보자구요. 그래서 고향을 떠나 이 곳으로 이주를 하게 된 것입니다.”

캠벨얼리

■ 시설포도에는 곰팡이균·갈반병 주의해야

유기농 재배를 하다보면 포도병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멀칭재배를 하다보면 곰팡이균 피해가 나고 개화시기에는 갈반병이라는 질병과 싸움을 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을 이기고 나면 포도농부로서 입문을 하게 되지요. 연매출 1억2,000원 정도 됩니다. 1억 정도는 현금보유를 하고 시작해야 해요. 작년까지는 개인사정으로 어려움이 있어 올해부터 자신감을 갖고 하려 해요. 1년을 망해도 정상적으로 가리라 생각하고 나무를 가꾸었어요. 평균적으로 유기농 포도는 가격이 높지만 수확량이 적어요. 비료도 안 되고 유기농 발효퇴비만 쓰니 어렵지요. 사명감을 갖지 않으면 농사가 힘들어요. 유기농약을 1년에 한두 번 정도만 해야 해요.”

■ 인공가온·제초제 사용 시 유기농인증 취소

“한 살림에서는 온풍기 사용 시 한번 적발되면 출하기 때 제품생산을 포기해야 해요. 출하 전 정밀검사에서 농약이 검출되면 유기농 인증 취소를 당합니다. 이게 바로 한 살림 정신이지요. 그런 정신이 없다면 농사를 힘들게 지어 갈 수 없겠지요.

한 번은 주변에서 제초제를 하려고 해 사정을 하면서 주변의 풀을 전부 깎아준 적도 있어요. ‘유기농’ 농사는 농약 없이 4년 농사를 지어야 ‘유기농인증’을 받아요. 처음에는 ‘무농약’으로 표기되지요. 생산, 유통, 소비가 평등하게 이뤄지는 시스템으로 이뤄져요. 한 살림에서 농사를 지으려면 정직원에게 상담을 해서 인정을 받고 그런 후 한 살림으로부터 농지를 불하 받아요. 예비차원에서 2~3년 같이 농사를 짓습니다.”

■ 한 살림 브랜드 ‘초록마을’ 소비자에 인기

“그런 다음 시설을 바꾸고 투자를 합니다. 가족정신으로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에게 인도를 하는 거지요. 옥천한살림생산자연합회(회장 김재식)회원 12농가 회원들은 한 살림 정신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입니다. 한 살림의 브랜드는 ‘초록마을’이지요. 재배하는 포도 품종에는 알렉산드리아(청포도), 흙바라드(일본), 베니바라드(일본), 샤인 마그캇(청포도)이 있어요.”

2015년 과수대전

■ 올해부터 씨 없는 포도 재배 예정

올해부터 씨 없는 포도를 재배하기 위해 준비를 갖추고 있는 그는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품종으로 걱정이 태산이다.지금부터 연구를 해서 성공적인 재배를 하다면 승산이 있다. 그래도 내년에는 겨우 맛볼 정도이며 후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는 그는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한중FTA를 맺어도 유기농으로 생산능력이 있다면 경쟁력이 된다는 그다. 어쩌면 지금이 기회라고 말하는 그는 진정 유기농 포도농이 틀림없다.

■ 대전 한 살림서 올 처음 청포도 판매 예정

“이건 여담인데요. TV에서 코미디언 송은이가 다이어트를 하려고 시중에 파는 포도를 먹었는데 탈이 나 병원에 가니 농약 중독이더래요. 아이들을 생각해 유기농은 생명을 살리는 농법이지요. 알렉산드리아가 당도 23BRIX. 캠벨이 15~16BRIX이지요. 넘 달아 착즙을 해놓으면 설탕을 넣을 것이 아니냐고 물어요. 7월 중순에서 8월말이면 켐벨은 수확을 하고 알렉산드리아는 8월말 경~10월 말경까지 계속 수확을 합니다. 효자품목이지요. 그러나 재배가 까다로워 모든 농부가 하고 싶어도 로망일 뿐이지요. 손이 켐벨에 비해 다섯 배 정도는 더 들어가요. 재배자체가 까다로워요. 그래서 포도의 왕답죠.” 그는 올해 처음 대전 한 살림을 통해 알렉산드리아를 출시할 계획으로 가슴이 벌써부터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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