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일이라면 물불 안 가리는 ‘만능 해결사’
상태바
마을 일이라면 물불 안 가리는 ‘만능 해결사’
  • 박하임기자
  • 승인 2016.04.21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일거리 찾아 발로 뛰어요”
“비방 말고 서로 믿고 이해해야 주민 화합 이뤄져”
조규룡(57) 옥천군 이장협의회회장

◆오랜 이장 경험 이장협의회장 업무에 큰 도움

회장을 맡기 전 오랜 시간 이장을 맡은 것으로 아는데.

“장야 4리 이장이에요. 지난 2006년도부터 이장직을 시작했으니까 10년째 맡고 있네요. 10년이 긴가요? 20년, 30년 동안 이장을 하는 분들이 많아서 10년인 저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마을을 위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주민들 한 명, 한 명 모두를 다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요.

대표적으로 농촌 마을에서는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장야 주공 2단지에는 노인정이 2층에 있어요. 그렇다 보니 어르신들이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노인정을 1층으로 옮기고 사무실을 2층으로 옮기려고 계획 했는데 그렇게 되면 또 장애인분들이 불편하게 되더라고요. 결국 옮기지 못했어요. 노인정이 좁아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제약이 많아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도 있어서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죠. 아, 이건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이장을 하다 보니 220명 이장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장점이기도 합니다.”

 

◆금강수계법률 개정 건의안 국회통과

이장협의회 회장으로서 가장 보람되었던 일은.

“대청댐이 들어서면서 우리 군 경제에 많은 피해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대청댐 법 규제 완화를 위해 5개 시·군 협의회장을 역임했어요. 이장협의회와 논의해 이장들 서명 운동을 벌여 국회에 전달했어요. 작년에 박덕흠 의원이 발의했는데 이게 금강수계법률 개정 건의안이었어요. 23년 만에 국회에서 법 규제완화가 통과되어 이뤄진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지요. 그럼으로써 수계지역 안의 지역민들이 재산권에 대한 권리로 경제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이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현실에 맞는 대우와 존중이 필요

어떤 점이 힘드시는지.

“이장들이 받는 보수가 20만 원 정도 됩니다. 그 돈 받자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하는 일이 너무 많아요. 거기다 돌아오는 것에 비해 책임의식이 너무 커요. 몇 십 년 전 이장들과 다르죠. 시대가 변하니까 주어진 업무량도 증가됐어요. 어느 정도 업무를 수행하려면 수준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이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진 게 없어요. 행정기관이나 행정 의결기관, 사회단체에서 이장을 보는 시각이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그래서 현실에 맞는 대우와 인격적으로 존중해줬으면 해요.”

 

 

◆예산이 없어 사업 운영을 회비로 운영

예산과 사업 운영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예산이 없어요. 그래서 이장들이 회비를 내서 운영하지요. 면에서는 24만 원, 옥천읍은 44만 원을 내요. 그걸로 한해 사업을 운영하는 거죠. 사업 요? 다른 단체와 달리 따로 사업을 펼칠 여력이 없어요. 이장 업무만 해도 할 일이 많거든요. 그래도 1년에 한번 이장님들 교육을 합니다. 업무 향상 능력을 위해서 이장협의회 주관으로 농번기가 끝난 11월에 교육을 진행해요. 100% 참석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사람마다 사정이 있다 보니까 70~80%가 참석해요. 취임한지 1년이 됐는데 어떤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마을과 이장사이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사전에 책임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제 역할이 아닐까 싶어요.”

 

 

◆행정업무 시 공무원과 호흡 맞춰야

각 마을 이장들한테 바람이 있다면.

“지금까지 고생하셨는데 바람이 있다면 업무를 보는 의식 수준도 현실에 맞게 높아졌으면 합니다.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 중에 나이가 어린 분도 많아요, 특히 업무를 맡은 지 얼마 안 되는 경우 당연히 업무 능력이 떨어지죠. 그런데 마을 이장님들은 10년, 20년씩 이장을 맡아온 분들이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 공무원과 같이 일을 추진해야 하는 것도 이장님들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그래요. 그렇게 되면 서로 불협화음이 생길 수밖에 없죠. 무슨 일이든 그렇겠지만 서로를 이해하면 행정 업무를 원활하게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주민들의 믿음과 격려가 필요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마을 대표로 뽑아주셨는데 이장을 대할 때 소홀한 경우가 있어요. 업무능력이 떨어진다고 매도하거나 인격적으로 모욕감을 느낄 때도 있고요. 이장이 하는 업무에 대해서 큰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대우를 받으면 어디 가서 말도 못하고 속상한 거죠. 서로 비방만 하면 발전이 없잖아요. 일단 이장으로 세웠으면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마을 사람들이 믿어주고, 챙겨주면 이장들이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마을 화합도 더잘 이뤄질 테니까요.”

지역의 해결사로 지난 2015년부터 활동해온 조 이장의 가족으로는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집안일을 맡아주고 있는 아내 민경숙(48)씨와 서희(27)·서인(23)·정민(22) 등 1남 2녀를 두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