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로 건강과 수익까지 ‘일석이조'(日石二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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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로 건강과 수익까지 ‘일석이조'(日石二鳥)
  • 유정아기자
  • 승인 2016.04.28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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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농작물보다 단위가격 높아 수익 ‘UP’
다섯가지 맛이나는 ‘오미자’ 효능도 ‘多’
지역 주민들과 함께 수확하는 귀농생활

"오미자 예쁜 맛에 농사 짓습니다”

동이면 석탄리 안남선(63)씨는 오미자를 판매하고 있다. 귀농전 남편 김씨는 대전에서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었고 아내 안씨는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그러나 안씨의 갑상선암과 자궁암까지 2차례에 걸진 암수술 이후 2007년 요양을 위해 귀농을 결심했다.

이후 부부는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 추천으로 동이면에 오게 됐지만 농사일이 처음이었던지라 작물선택에 어려움이 있었다. 처음엔 매실을 재배했지만 초보자가 관리하기 어려운 작물이었고 수익이 적었다. 매실재배를 그만둔 부부는 타 농작물보다 수익이 높고 관리가 비교적 수월한 오미자로 작물을 바꿨다.

기다림으로 지어진 집

부부는 귀농생활을 보낼 집을 짓기 위해 약 8년의 시간을 기다렸다. 안씨는 “귀농을 결심한 후 ‘어떤 집을 지을까’라는 고민이 많았다”라며 “다른 귀농인들에 비해 집에 정성을 많이 들인 편”이라고 말했다.

아파트나 일반 시멘트로만 지어진 집보다 원목으로 만든 집을 바란 부부는 직접 집을 짓기로 했다. 구입한 원목 외에도 벌목이나 묘지정리 후에 버려지는 나무들을 차곡차곡 모았다. 그렇게 원목만 7년간 모은 후 3개월에 걸쳐 껍질을 벗기는 작업을 했다. 이후 집을 짓는데 몇 달이 또 흘러 약 8년 만에 집이 완성됐다. 집안 천장과 기둥, 식탁 등 내부 인테리어까지 모두 나무로 만들어졌으며 1억2,000만원이 들어갔다.

아내 안씨는 “도시 아파트에 비하면 높은 가격은 아니지만 손수 본인이 지은 집은 그 가치가 남다르다”라며 “이젠 절대 떠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곳” 이라고 집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집의 난방은 나무보일러와 기름보일러를 함께 사용한다고 했다.

부부는 집 외에 귀농을 위해 (2007년도 기준)1652.8㎡(500평) 규모의 토지를 6,000만원에 매입했다.

어떤 분야든 ‘배움’이 필요

안씨는 아무 준비없이 귀농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과실수는 물론 밭일 자체도 처음이었던 안씨는 “밭을 갈고나면 흙에 씨앗을 뿌려야하는데 본인은 사람이 다니는 고랑에 씨를 뿌렸다”라며 “정말 농사일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처음 배웠다”라고 말했다.

안씨는 접붙이기, 전지, 유기농, 로컬푸드, 친환경 교육 등 농작물에 관한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늦게 시작한 공부였지만 적극적으로 배우고 활용했다. 그렇게 노력한 덕분에 현재는 고추, 땅콩, 보리수, 오디, 앵두, 들깨까지 6~7개의 작물을 심을 수 있게 됐다.

여러 교육을 이수한 안씨는 “귀농귀촌 대학 1년 과정과 강소농교육 1년 과정 등은 농사를 새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수업”이라며 추천했다.

농사일 뿐 아니라 농촌에 거주하는 것도 처음이다 보니 부부는 정보가 전혀 없었다.
안씨는 “이곳에 왔을 때 농사일 자체도 어려웠지만 지자체에서 주는 혜택도 몰라서 받지 못했다”라며 “주민들과 소통하고 배우면서 귀농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알게 됐다. 귀농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해당 지역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5가지 맛 ‘오미자’

달고, 시고, 쓰고, 맵고, 짠 다섯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 ‘오미자’는 맛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분도 함유돼 있다. 불면증이나 집중력 감소, 기억력 감소 등에 효과가 있어 수험생과 긴장을 많이하는 직업 종사자들에게 판매가 많이 되고 있다.

안씨는 “오미자는 타 작물재배보다 수익이 높다”며 “1kg을 1만2,000원에 거래하는데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오미자의 인기를 강조했다. 오미자는 가지가 얇아 매실보다 비교적 관리가 수월하지만 나무 수명이 6년 정도다. 더 키우게 되면 뿌리를 깊게 내리는 특성때문에 열매로 가는 영양분이 뿌리로 가기 때문이다.

안씨는 “오미자의 색깔에 반하고 맛에 반해 힘든 줄도 모르고 한해 농사를 또 짓게 되는 것 같다”라며 “자연에서 주는 색깔이 이렇게 예쁜 줄 귀농 전엔 미처 몰랐다”라고 말했다.

안씨는 “옥천에서 오미자 재배가 어려운 환경이라고 들었지만 막상 재배해보니 수확이 있어 본인도 놀랐다”라며 “주위의 말만 듣지 말고 본인이 생각했던 작물을 재배하면서 기술을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가공하지 않은 순수 오미자만 판매한다. 즙이나 가루는 식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등록이 필요하고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귀농에서 얻은 것은 작물뿐이 아니죠”

처음이었던 농촌생활이었지만 안씨는 이곳에 확실히 적응했다. 농촌엔 없고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있지만 반대로 농촌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부부는 귀농 후 건강한 신체와 언제나 여유로울 수 있는 마음을 얻었다.

안씨는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서 살지는 본인의 자유다. 그 선택에 따라서 얻을 수 있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라며 “본인에게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한다면 귀농결정이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 김씨는 농사일과 함께 건설업에서 활동할 때가 있어 주말과 농작물 재배철에만 함께한다. 때문에 평소에 작물관리는 안씨 몫이다. 안씨는 “암수술을 2번이나 했던 사람이라고 하면 남들이 놀란다”라며 “지금은 혼자서도 작물관리도 가능하고 몸도 건강해졌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안씨는 귀농을 추천하는 대상으로 “도시생활에 지치거나 항상 조급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에는 역시 농촌이 최고”라고 말했다.

가족 모두 귀농의 결정을 반대하지 않았다. 안씨는 “아들이 한명 있지만 귀농에 긍정적이었다. 단지 처음이라는 것 때문에 설레기도 하고 불안해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건 아들 뿐 아니라 본인도 마찬가지”라며 “새로운 곳으로 오기 전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이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박이 보다 더 잘 어울려요”

현재 안씨가 맡고 있는 다양한 직책이 그녀가 이곳에 와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안씨는 동이군청 농업발전위원, 귀농귀촌 협의회 부회장, 동이면 주민자치위원, 동이풍물단 등에 소속돼 있다.

지역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었던 본인의 경험을 밝힌 안씨는 “농작물 재배철이 되면 주민들과 함께 품앗이를 한다. 한솥 가득 보리밥을 지어 된장국을 나눠먹으면 주민들과 한가족이 된다”라고 말했다.

귀농인이 흔히 하는 실수에 대해서 주의를 당부했다. 안씨는 “도시 사람이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목에 힘주기’다. 거주지의 차이로 삶의 모습이 다른 것일 뿐 도시와 농촌에서 좋고 나쁨을 평가할 수 없다”라며 “서로 이해하는 자세가 수반되어야만 함께 어울리고 융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역민과 귀농인이 갈등하기 쉬운 토지 측량문제도 언급했다. 안씨는 “귀농인들 중에 집 주위에 울타리를 쳐놓고 이웃과의 소통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라며 “함께 지내는 생활권에서 본인의 땅이라는 선을 명확하게 긋기보다는 내 것을 양보할 줄도 알고 주민들의 이해도 구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귀농에 대한 지나친 환상은 ‘금물’

안씨는 “손이 안가는 농사는 없다” 라며 “지금은 여러 작물을 재배하지만 작물마다 특성이 있고 재배법이 다르기 때문에 막연히 잘 될 것 같은 마음으로 시작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씨는 시도하지 않았던 작물을 도전하는 일은 언제나 설렌다고 했다.

귀농에 대해 안씨는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엔 농촌보다 좋은 장소는 없는 것 같다”라며 “공기좋고 인심도 좋은 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막연하게 아무런 준비 없이 오는 것은 ‘역귀농’을 초래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3년 정도는 고민을 해야한다. 직접 지역 답사도 해보고 본인이 해보고 싶은 작물에 대해서 재배방법이나 고충들도 알아본다면 기반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힘든 점을 묻는 질문엔 “힘든 점은 없다. 단지 시골생활에 숙달이 되니까 꾀가났다” 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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