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병용’ vs ‘한글전용’ 국어기본법 위헌 두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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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병용’ vs ‘한글전용’ 국어기본법 위헌 두고 갑론을박
  • 이성재기자
  • 승인 2016.05.19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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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 12개 초등학교 중 5개 학교 한자수업 진행
삼양초 방과 후 수업 외에 특색사업으로 한자교육
한자교육은 필요하지만 교과서 한자병기는 부정적

한자병용과 한글전용을 두고 전국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옥천군내 12개 초등학교 중 5개 학교가 한자수업을 진행해 한자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자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는 삼양초, 장야초, 죽향초, 이원초, 군서초로 대부분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원하는 아이들에게 수업을 하고 있다. 삼양초의 경우 특색사업(인성)으로 전교생 대상 한자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수업이 과도하게 많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한자급수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이 있어 한자수업을 반대하는 여론도 있다. 옥천읍 삼양리에 사는 학부모 A씨는 “아이가 방과 후 수업으로 한자를 배우고 싶어 해서 한자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다”라며 “배우는 건 좋은데 한자급수시험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격차가 생기면서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삼양초 배효진 선생님은 “아이들이 한자수업을 통해 기초 한자에 대한 이해로 어휘력과 독해력이 향상돼 국어수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다”며 “초등학생들의 한자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교과서 한자병기는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고 교사의 입장에서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글을 우리나라 고유문자로 규정하고 공문서에 원칙적으로 한글만을 사용토록 한 국어기본법이 지난 2005년 제정된 지 11년 만에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올랐다. 헌재는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재동 청사 대심판정에서 이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공개변론을 열었다.

2012년 10월 어문정책정상화추진회(회장 이한동 전 국무총리)와 학부모, 대학교수 등 333명이 “교과서의 한자혼용을 금지하고 국어 과목에서 한자교육을 배제하는 등 한글 전용을 규정한 국어기본법 조항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국어기본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공용어인 한국어’를 ‘국어’로, ‘한글’을 ‘국어를 표기하는 우리 고유의 문자’로 규정하고 있다. 또 제14조는 공공기관에서 작성하는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제18조는 교과서 역시 한글 전용 규정에 맞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쪽은 “국어기본법 제3조를 두고 ‘한글’만을 ‘국어를 표기하는 고유문자’로 정의한 부분이 오류라고 지적하며 한자도 ‘고유문자’이기 때문에 함께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단어를 보면 60%에 가까운 단어는 한자어이고, 우리 고유어는 4분의 1인 25%를 조금 넘는 정도이다. 이 때문에 우리말에 많이 포함된 한자를 배우고 써야 한다는 것이 한자혼용론자의 주장이다.

반면 한글전용을 주장하는 단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한자어가 지나치게 많이 실렸을 뿐”이라며 “한자혼용을 하지 않아도 생활에 불편이 없다”고 피력했다.

위헌을 주장한 청구인 측 대리인으로 나온 김문희 전 헌법재판관은 “한자를 한글과 공용 언어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말의 어의(語義)의 폭이 줄어든다”면서 “한자 사용을 제한하면 표현의 자유까지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인으로 나온 한수웅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글 전용은 국민의 언어능력과 사고능력을 저하시키고 학문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합헌 입장인 정부 측 대리인 박성철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국어기본법은 국어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법률로, 한자를 배척하거나 말살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다”며 “초·중·고에서 한자를 재량으로 교육하거나 선택과목으로 교육하고 있어 국민은 언제든 일상생활에서 자유롭게 한자를 쓸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는 “초·중등 교육과정에서 한자 교육을 강화할 경우 조기 사교육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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