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등 인명 구조하는 ‘수호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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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등 인명 구조하는 ‘수호천사’
  • 박하임기자
  • 승인 2016.06.0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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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희(56) 옥천여성의용소방대장
사고예방 교육에 중점 두고 활동

■ 여성의용소방대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재난현장에서 원활한 인명구조 활동을 위해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희가 직접 불도 끄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희는 불은 안 끕니다. 화재현장에서 직접 불을 끄는 것은 소방대원들이 하는 일이고, 저희는 소방대원 장비와 식사를 지원해요. 현장이 어수선하다보니 현장정리를 하고, 아무래도 먹거리가 문제다보니까 급수를 지원하거나, 끼니도 못 때우고 일을 하는 소방대원들과 재난을 당한 분들에게 빵과 먹거리를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평소에는 생활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을 순회하며 교육하는 일을 합니다.”

 

■ 재난현장 외에 다른 활동은.

“캠페인을 많이 합니다. 산불조심 예방, 길 터주기 예방에 힘쓰고 있어요. 중점을 두는 교육은 심폐소생술이죠. 수호천사, 생활안전강사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대원들이 직접 교육을 하죠. 이게 그냥 다 되는게 아니에요. 가서 교육도 받아야 하고 시험도 쳐야 하고요. 이렇게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심폐소생술 순회 교육도 하고 생활안전 교육을 합니다. 2015년에는 학교에서 중점적으로 교육했어요. 교사, 학생을 대상으로 시범교육을 했어요. 단체장을 비롯한 군청직원들,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도 하고 양수리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예비군 대상으로도 교육하고 있습니다.

또 주택화재로 전소된 피해가구가 있었어요. 가구당 약 30만 원 정도의 생필품을 지원했습니다. 불우이웃돕기도 해마다 꾸준하게 하고 있어요. 3대 명절에는 3가구를 선정해서 돕고 있습니다.”

재해예방 캠페인.

■ 여성의용소방대원들 입소는.

“전 지인의 권유로 지난 1999년에 의용소방대 입소를 했어요. 그렇게 의소대 활동을 하다가 2015년부터 대장을 맡게 됐습니다. 봉사에 신경 쓸 수 있는,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죠. 4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이 많아요. 60대분들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은 맞벌이하는 가정이 많고, 30대 여성들은 육아도 겸해야 하다 보니 아이 다 키우고 생활이 조금 안정된 40대부터 의소대 활동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입소하고 싶다고 다 하는 것은 아니고 대원들이 추천합니다.

그러면 임원회를 거쳐서 그 사람의 성품 등을 보고 봉사활동에 적합한 사람인지를 의논하고 결정합니다.”

 

■ 의소대 구성은 어떻게.

“저희 옥천여성의소대원이 30명인데 대장, 부대장, 총무부장, 서무반장 등 11개 임원이 있어요. 보통 사회단체들은 회장을 하고 나면 명예회장으로 계속 단체에 남지만, 저희는 대장을 하고나면 퇴직을 합니다.

그리고 소방 동우회로 가게 돼요. 임원을 하려면 보통 15년에서 17년은 의소대 활동을 해야 합니다. 한번 입소를 하면 중간에 나가는 분은 없죠. 그만큼 대원들 간에 친목도 좋고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다보니 여성의소대 대원으로 자부심도 큽니다.”

등산목 안전캠페인.

■ 대장으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여성의소대에는 수호천사 9명이 있어요. 강사자격증을 받았을 때 보람이 있었죠. 생활안전보호 자격증은 실기시험도 있고, 필기시험도 있는데 생각하는 것보다 어려워요. 대원 중에 96점을 받은 대원이 있는데 고생한 것을 아니까 제가 너무 좋더라고요. 대원들이 청주까지 가서 교육도 받고 자체적으로도 교육하는데 열심히 공부했던 것들이 좋은 성과로 다가오니 보람이 있었죠. 재난 현장에서 저희가 뛰어 다니는 것을 보고 ‘수고한다’고 하는 분들을 만나면 더 힘이 나기도 합니다.

스치듯 하는 말 한마디에도 저희는 기운이 나고 보람을 느낍니다.”

 

■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지겹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고, 알고 있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아요. 하지만 안전사고는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이번 한 번은 괜찮겠지’가 주원인입니다. 홍보를 많이 하고 교육을 해서 옥천도 많이 변하긴 했지만, 아직도 무의식적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분들이 있어요. 운전하다가 휙, 아파트 위층에서 휙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작은 불씨 하나가 큰 불을 만들게 되니까 당연히 조심해야 하죠.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거든요.

요즘 날씨가 좋다보니 등산 많이 가잖아요. 등산에 맞는 복장과 도구로 산을 올라야 다치지 않아요. 그리고 산행할 때 취사금지 구역인데도 고기 굽고, 술 마시는 분들이 있어요. ‘한번인데 어때’가 아니라 하지 말라는 건 안했으면 좋겠어요. 또, 옥천은 노인 인구가 많잖아요. 그래선지 종종 가스 불을 끄지 않고 외출해서 화재가 나는 경우도 있는데 불은 한순간이에요. 그러니 더 조심해야합니다.”

심폐소생술 교육.

■ 심폐소생술(CPR)에 대해.

“길에서 행인이 쓰러진 것을 보고 지나가던 학생이 바로 심폐소생술을 해서 구급대원에게 인계한 기사가 있었어요. 그 학생이 심폐소생술을 한 덕분에 그 행인은 목숨을 살렸고요.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이 도움됐다는 인터뷰를 본 기억이 납니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게 알아두고, 배워두면 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특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허둥대다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이 교육을 많이 합니다. 일단 의식을 확인해야 해요. 그리고 119에 전화를 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신고를 부탁합니다. 이때 불특정 다수에게 신고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인을 지목해서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빨간 옷 입은 분 신고해주세요’, ‘안경 쓴 분이 신고해주세요’ 하고 딱 한 사람을 지목해야 신고가 빨라요. 그리고 제세동기가 있으면 작동을 시키고, 가슴 유두 부분 중간 지점을 깍지를 끼고 30번 압박합니다. 그리고 인공호흡을 2번하고요. 이걸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해야 합니다.”

 

■ 앞으로 활동 계획은.

“재난이 발생하면 저희뿐 아니라 옥천소방서와 옥천의용소방대원이 즉시 총출동하게 됩니다. 남성, 여성의용소방대원이 옥천지역에 380여 명 됩니다. 인명구조를 돕고 현장에 필요한 것들을 발 빠르게 지원해서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앞장 설 계획입니다. 얼마 전, 동이면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도 출동했는데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죠. 산림은 한번 훼손되면 다시 치유하는데 오래 걸립니다. 상가 화재도 마찬가지죠. 재산피해, 인명피해 등 손실도 크고 후유증도 큽니다. 그래서 옥천에서 단 한건의 화재가 없도록 사전 화재예방교육과 홍보를 할 겁니다. 물론 지금보다 더 많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대원들이 힘을 합쳐 노력할 것입니다.”

소방서 물품 기증식.

■ 군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옥천여성의소대원들은 저를 중심으로 대원들 간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성의소대원의 자긍심으로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앞장서는 선도적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군민들과 함께 상부상조해서 살기 좋은 세상,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황경희(56) 옥천여성의용소방대장의 가족으로는 남편 류지성(64)씨와 딸 소현(34), 혜현(32), 아들 익현(29)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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