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관련자의 명예선양· 추모사업에 전념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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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 관련자의 명예선양· 추모사업에 전념 할 것”
  • 박하임기자
  • 승인 2016.06.09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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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국가위해 월남전 파병해 전투
전쟁후... 고엽제 후유증으로 ‘또다른 전쟁’
“병마로 고통받는 회원들과 미망인 복지 노력”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호국영령들에 대한 감사와 추모의 의미를 되새겨야 하는 때다. 나라의 부름으로 월남전에 파병돼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 그 전쟁터에서 미군이 뿌린 악마의 눈물 ‘고엽제’로 인해 지금까지 병마와 싸우는 사람들을 조명해본다. 이종선 대한민국고엽제 전우회 충북지부 옥천군지회장을 만나 당시의 상황과 활동상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젊은 세대들에게는 고엽제라는 말이 생소할 수 있다. 고엽제에 대해 설명해 달라.

“고엽제는 간단하게 말해 제초제입니다. 밀림고사작전의 일환으로 정글에 뿌려졌습니다. 당시 여러 가지를 혼합해서 뿌렸는데 그중에서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가 67%를 차지했습니다. 당시에도 전쟁에서 화학약품을 살포하는 것이 불법이었지만 문제는 에이전트 오렌지에 다이옥신이 함유 되어 있었던 거죠. 살포제가 오렌지색이 아니라 종류를 구분하기 위해 드럼통에 오렌지색으로 페인트를 칠했습니다. 여러 가지를 혼합하면서 불순물이 형성됐는데 다이옥신 가운데 가장 독성이 강했습니다. 치사독성뿐 아니라 만성독성 발암성 등 인체와 환경에 심각한 오염을 시키는 독극물입니다. 고엽제는 1969년부터 인체건강에 장애가 발생한 것이 보고되면서 1971년에 살포가 중지됐습니다.”

 

△기억하기 싫은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 상황을 듣고싶다.

“24살 때였습니다. 전 맹호부대에 있었는데 월남으로 가라는 겁니다.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갔는데 월남까지 일주일 걸렸어요. 월남 갈 때 아무 생각이 없었죠. 가라고 하니까 갔어요. 월남에 도착했는데 포탄 소리가 굉장했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집으로 가야겠구나’ 싶었으니까요. 실제 바로 본부로 뛰어가서 집에 보내 달라고 했습니다. 보내줄리가 없죠. 그 정도로공포였어요. 그렇게 전쟁터에서 1년을 보냈습니다.

앞에서 고엽제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당시 고엽제는 미국이 뿌렸습니다. 산, 정글에다 뿌렸는데 몸에 직접 맞은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전쟁 통에 수도가 있었겠습니까. 계곡물을 식수로 쓰고, 몸도 씻었는데 고엽제가 다 스며든 물로 생활을 한 겁니다. 당시에는 인체에 해가 되는지 몰랐으니까요.”

△고엽제전우회가 설립된 목적은 무엇인가.

“고엽제 관련자들이 상부상조해 친목을 도모하고 복지를 증진하고 권익사업을 위해 설립됐습니다. 그리고 고엽제관련자의 명예선양과 추모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호국정신 함양과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전우회 구성과 예산 및 운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1964년 7월 18일에 파병됐어요. 그리고 1973년 3월 23일에 철수했습니다. 32만5000여명이 파병됐고, 전사자가 5000여명, 부상자가 1만여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참전자들 중에서 고엽제로 인한 피해자는 13만여명입니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전우 모임이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월남전참전자회도 있습니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것은 같지만 고엽제전우회는 말 그대로 고엽제로 인해 피해를 겪는 전우들의 모임입니다.

고엽제전우회는 전국에 220지회가 있어요. 중앙회, 지부, 지회로 구성돼 있습니다.

옥천에는 지난해 121명이었는데 올해는 확인을 해보니까 미망인을 포함해 117명입니다. 대부분 70대입니다. 예산은 군에서 보조금이 나옵니다. 그리고 회원들이 회비를내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지회가 돌아갈 수없습니다. 다른 단체와 자매결연도 맺고, 후원해주는 분들덕에 지회가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가.

“전우회 회원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도 있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 병원에 입원해 있는 회원들을 찾아가서 말벗이 되어 주기도 하고 용기도 주고 옵니다. 환자 위문은 수시로 하고 있습니다.

2년 전부터는 청소년 선도 활동에 주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7~8명씩 팀을 구성해서 현충원공원, 어린이공원을 비롯해 관내 우범지역에서 선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쓰레기도 줍고 환경 문제에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또 회원 중에는 고엽제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들도 있습니다. 남편을 잃고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그런데 미망인에 대한 정부지원이 없어요. 승계가 안 되거든요. 그래서 그들에게 승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엽제 후유증 판정과 보상금은 어떤 절차로 이루어지나.

“몸이 아픈데 원인을 몰랐어요. 피부가 변하고, 갑자기 암에 걸리고, 심장질환이 생기고, 파킨슨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그런데 미국에서 먼저 고엽제로 인한 피해를 발견했어요. 고엽제의 이면이 우리나라에도 알려지면서 우리도 원인을 찾게 된 거죠.

이게 자식들 혼삿길에 해가 될까봐 쉬쉬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만큼 당시에는 고엽제에 대한 정보가 없었습니다.

고엽제 후유증 환자는 국가유공자 상이군경 혜택을 받습니다. 그리고 후유의증환자는 그보다 혜택이 부족하고 보훈급여도 다릅니다.

고엽제 등급 판정을 받기 위해서 역학조사, 조직검사 등 여러 절차가 있어요. 규정에 따라서 고도, 중도, 경도장애로 나뉘고 모든 진료를 국비로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등외 판정을 받으면 아픈 부위 한 곳만 국비로 치료 받고 자비로 치료 받아야 합니다.

보상금요? 국가유공자라고 하면 큰 혜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많아요. 병원진료는 무료로 받지만 약값만 해도 지출이상당합니다.”

△지회장으로서 보람된 순간이 있다면.

“ 군에서 받는 상이군경 참전수당이 65세부터였습니다. 연령폐지를 위해서 군의장도 만나고, 주민복지과 사람들도 만나고 조례제정을 위해서 뛰어다녔습니다. 그렇게 뛰어다닌 결과, 연령
폐지가 통과됐는데 그때참 보람됐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220개 있는데 옥천군지부회가 2013년, 2014년 연속으로 우수지회로 선정됐던 것도 기뻤습니다. 또 이달 16일에 청와대 초청을 받아 간담회를 하러 갑니다. 이것도 우리 옥천군지회가 열심히 활동했기 때문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죠. 해마다 이맘때면 언론에서 호국보훈을 수없이 말합니다. 하지만 그때뿐입니다. 어린 학생들이 호국보훈의 뜻을 알까요?

6월이 지나면 우리는 또 희미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다 내년 6월이 되면 다시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여러 단체에서 국가유공자를 찾고, 행사를 하겠죠.

저희는 물질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나라를 위하는 마음과 군을 사랑하는 마음은 회원들 개개인마다 대단합니다. 앞으로도 전우회의 복지와 추모를 위해서 일하겠지만 군과 군민들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이종선(70)지회장은 지난 2010년 7월 1일 임명됐으며, 2013년 연임되면서 오는 2017년까지 지회장을 맡는다. 지회장 임기는 4년이다. 가족으로는 부인 이인순(64)씨와 딸 경희(42), 아들 수철(40)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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