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의 올바른 개념
상태바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의 올바른 개념
  • 정일규 한남대학교 스포츠과학과 교수
  • 승인 2020.02.20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약간 비만인 상태에다가 최근에 건강검진에서 당뇨병전단계로 진단을 받은 이 과장. 이 과장은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는 대부분의 시간을 런닝머신이나 고정자전거 위에서 보내고 있다. 이 모습을 본 트레이너가 물어본다. “회원님, 근력운동은 안하세요?” 이 말에 이 과장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저한테는 웨이트를 드는 무산소운동보다는 유산소운동이 더 좋다고 해서요” 

이 말에는 유산소운동에 대한 오해가 있다. 항간에서 오랫동안 널리 사용되다보니 매우 자연스럽게 들린다. 물론 당뇨병과 같은 질병에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등이 좋다는 점은 문제가 없다. 여기서 잘못된 것은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는 무조건 유산소운동이라는 개념이다. 즉 항간에 널리 퍼진 오해는 달리기나 수영, 자전거타기 등은 유산소운동이고, 웨이트를 이용한 저항운동은 무산소운동이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나누는 기준은 운동종목이 아니다. 유·무산소운동을 구분할 수 있는 요소는 그 운동의 강도이다. 즉 특정 종목의 운동을 얼마나 힘들게 하느냐에 따라서 유산소운동이 되기도 하고, 무산소운동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또 똑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그 운동을 하는 사람의 체력수준에 따라서 그 운동이 유산소적 운동이 되기도 하고, 무산소적 운동이 될 수도 있다.

달리기를 예를 들어 보자. 만일 이 과장이 시속 5km의 속도로 가볍게 조깅하는 정도의 속도로 뛰고 있다면 이 운동은 그의 입장에서 유산소 운동이다. 그런데 속도를 올려서 시속 8km의 속도로 달리기 시작한다면 이 운동은 그에게 무산소 운동이 된다.

그런데 그 옆에는 박 주임이 뛰고 있다. 박 주임은 년 중에 몇 차례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마라톤동호회의 일원이다. 박 주임도 마찬가지로 8km의 속도로 뛰고 있다고 하자. 이 속도에서의 운동은 그에게 무산소운동이 아니라 유산소운동이 된다. 이처럼 같은 속도나 강도로 운동을 해도 어떤 사람에게는 그 운동이 유산소운동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무산소운동이 된다.

그러므로 운동종목이나 운동의 형태에 따라서 유산소운동이냐, 무산소운동이냐로 구분하는 것은 잘못된 말이다. 즉 유·무산소운동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운동종목이 아니라 그 운동을 얼마큼의 강도로 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운동을 행하고 있는 사람의 체력수준에 의해서 결정된다. 

또 앞서 이 과장의 말에서 ‘웨이트를 드는 무산소운동’이라는 표현도 잘못된 것이다. 웨이트를 드는 운동도 가벼운 중량을 사용해서 횟수를 늘리는 근지구력 형태의 운동은 유산소적 요소가 많이 포함되는 운동이 된다.

다시 정리하자면 유산소운동이란 중량을 드는 운동의 반대적 개념이 아니라 “심폐순환계에 자극을 주는 비교적 낮은 강도의 운동”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또 무산소운동은 심폐순환계에 자극을 주는 높은 강도의 전신적 운동을 지칭하는데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덤벨을 들거나 레그 익스텐션과 같은 일부 근육에 국부적인 자극을 주는 운동에 무산소운동이라는 용어는 맞지 않는다. 또 높은 강도의 전신적인 운동이라고 하더라도 스쿼트나 데드리프트와 같이 근육과 근력의 발달에 주된 목적을 두고 행하는 운동은 무산소운동이라고 하기보다는 ‘저항운동’ 또는 ‘근력운동’이라고 표현해야 맞다.

또 앞서 이 과장의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이라는 표현보다는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와 같은 심폐전신운동’이라고 말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 된다. 

앞서 이야기로 돌아가서 당뇨병을 개선하거나 살을 빼기 위한 운동으로서 달리기나 자전거타기와 같은 심폐전신운동은 매우 필요하다. 이러한 운동을 통해서는 심장과 혈관기능의 개선, 에너지소비량의 증대와 지질의 연소, 인슐린저항성의 개선과 같은 여러 가지 건강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와 함께 적절한 저항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운동의 효과들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