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올 한 올 프랑스 자수로 담은 화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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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올 한 올 프랑스 자수로 담은 화폭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2.20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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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작가 윤혜경의 ‘수 놓는 여자’
농가주택이 그녀의 창작소 된 ‘로뎀나무’

꽃을 가꾸고 그 꽃에 영감을 얻어 수를 놓는 이가 있다. 옥천의 농가주택을 얻어 정원을 가꾸며 사는 윤혜경(48) 작가가 바로 그 장본인이다. 그녀는 프랑스 자수를 이용해 누구도 하지 않은 자신만의 색과 모양을 만들어 낸다.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시골집 한 귀퉁이 바람 끝에 흔들리던 꽃향기가 베어나는 것 같다. 작년 마지막 달 27일 서양화가인 남편 김호성 작가와 ‘그림 그리는 남자 수놓는 여자의 첫 번째 이야기’ 부부전시회를 옥천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전시에서 보여준 맨드라미와 개망초꽃의 조화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정감으로 전시 이틀 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내기도 했다. “정원을 꾸미면서 얻는 풍족함이 수를 놓는 데 그대로 반영된다”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천천히 들여다보았다.

△맨드라미 작가
“어린 시절 시골집 담장 밑에/ 엄마의 장독대 곁에/ 심지 않아도 피어있던 꽃/ 꽃잎 가득 고불고불 사연을 담고/ 까만 그리움 작은 씨가 되어/ 함께 하던 꽃/ 그 붉디 붉은 붉음/ 그리운 어린 시절/ 돌아가고픈 그 시절 속 함께 하던 꽃/ 이젠 내 손안에서 피어난다/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윤혜경 작가는 어릴 적 보았던 맨드라미를 이렇게 노래하며 수를 놓고 있었다.
충남대학교 회화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7년 전 접하게 된 프랑스 자수를 하게 되면서 또 다른 재료로 작품을 해나가는 전환점이 되었다. 자수를 접하고 배움의 과정이 지난 후 창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국자수로 시작했다. 한국자수는 들꽃 소재가 대부분이다. 반면 프랑스자수는 화려하다.
윤 작가는 프랑스 자수에 우리꽃을 수놓기 시작했다. 그중 맨드라미는 윤 작가가 택하고 새로운 소재를 사용해 만든 독보적인 작품이다. 현재 그녀를 맨드라미 작가로 부르는 것은 아직까지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기법으로 새로운 작품을 창작했기 때문이다. 맨드라미와 예전 시골 들판에서 흔히 보았던 개망초꽃의 조화는 잃어버린 감성을 불러내기에 충분했다.

△정원 있는 농가주택
“어릴 적 공주 우성면 시골에서 살았는데 집에 화단이 없었어요. 어릴 적부터 꽃을 가꾸고 싶어 부모님을 졸랐지만 이루어지지 않았죠. 결혼 후 정원이 있는 집에 살고 싶어 대전에서 이원의 농가주택으로 이사했어요” 윤 작가는 5년 전 이원으로 이사했다. 꿈을 이룬 것이다. 로뎀나무라 이름도 지었다. 농가주택은 리모델링 했고 뜰 구석구석 정원을 가꾸어 가기 시작했다. 해마다 봄이 되면 꽃을 심고 가꾸는데 200여만 원이 지출되었다. 꽃의 구근을 사다 심고  이곳저곳 가꾸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원과 뜰은 이제 어느 정도 자리 잡아 더 이상 꽃씨를 심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풍성하게 번져갔다.

△꽃을 수놓다
“정원을 가꾸고 집 안팍 꽃을 재배하며 무심히 지나친 꽃들이 자세히 보이기 시작했어요. 늘 보던 것들도 다시 보게 되었구요. 꽃을 심고 가꾸며 바라보는 정서가 자수를 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을 줘요. 색감이나 형태를 구상할 때도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해 색다른 작품으로 탄생되지요. 자연만큼 직접적인 영감을 주는 것이 없어요”
맨드라미와 개망초의 조화는 옥천으로 이사한 후 만들어진 작품이다. 창의적으로 수를 놓은 유일한 것으로 잎사귀 역시 입체적으로 응용해서 만들었는데 효과가 크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당분간은 맨드라미 작업을 계속해나가고 싶다는 윤 작가는 머릿속 구상이 무궁무진하다며 다양하게 발전시켜 나갈 거라고 했다. 그녀는 봄이 되면 정원을 가꾸고 돌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수작업은 주로 동절기에 하고 있다.

△새로 꾸는 꿈 하나
동경했던 삶이 이루어졌다. 윤 작가에게 요즘 또 다른 꿈 하나가 생겼다. 꿈이 이루어지면 더 이상 꿈이 없을 줄 알았는데 또 다른 꿈이 생겼다는 그녀는 마당 한켠에 난방이 잘되는 작은 집 한 채를 새로 짓고 싶어했다. 기존의 농가주택은 시골집 체험 형태의 민박집을 해볼 생각이란다.

△깔롱마켓 소속작가
윤혜경 작가는 2년째 깔롱마켓(핸드메이드 전문 마켓) 소속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활동으로 시야가 넓어지고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도자기, 은공예, 핸드메이드 옷 등 50여 명의 핸드메이드 소속작가가 있다. 만든 작품은 3, 5, 9, 10월 1년에 4번 깔롱마켓에서 판매하는데 모든 작품이 조기에 매진된다고. 윤 작가는 손으로 하는 작업은 어느 이상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판매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핸드아트코리아’에 깔롱마켓 작가로 100호(150×70) 작품을 출품해 판매했다. 이러한 계기를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전시회도 개최할 수 있게 되었다. 부부전으로 한 전시회는 그녀에게 또 다른 도전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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