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안의 야생화(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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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안의 야생화(25)
  • 권순욱 수필가
  • 승인 2020.02.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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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련화
한련화 잎은 연꽃을 닮아, 비 오지 않는 여름 가뭄에 꽃핀다 하여 한련화(旱蓮花)란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16C 스페인 정복자들이 페루 잉카인들로부터 금과 함께 이 꽃을 가지고 왔는데, 빨간 꽃잎이 ‘트로이’전투 전사들이 흘린 피와 같다 하여 ‘남미에서 건너온 혈화(血花)’라 하였다. 둥근 잎은 방패, 트럼펫 모양의 꽃은 투구를 닮아 전투를 연상케 하는 식물로 많은 역경을 겪어 <나라사랑하는 마음, 애국>이 꽃말이 된 듯하다. 이 꽃의 키가 30cm 정도 자라며, 맑고 투명한 느낌이 있어 보기가 너무 좋은 힐링 원예식물이다.

▲산수국
대청호 상류 바람길에서 만난 야생화인데, 산에서 난다 하여 이름 하였다. 땅의 성질에 따라 산성토양에서는 꽃 색상이 붉은색, 알칼리성토양은 꽃 색깔이 청자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이곳 수국은 후자인 것 같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장자리에 흰색 꽃은 주변의 벌과 나비 등을 유인하는 가짜 꽃이고, 가운데 꽃이 수술이 달리는 진짜 꽃이다. 참 신기하다. 전해오는 얘기가 있다. 옛날 ‘국’이란 이름의 소녀가 옆집 ‘수’라는 청년을 사랑했는데, 이를 싫어하는 ‘수’ 청년은 ‘국’ 소녀를 따돌리기 위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절벽에 미끄러져 소녀는 청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떨어져 죽자, 죄책감에 청년도 같이 절벽 아래로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부모들은 각자 매장하였는데, 무덤가에 예쁜 꽃이 서로 마주 보며 피어났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수국꽃이라 불렀다. <변하기 쉬운 마음>이 꽃말이다.

▲으아리꽃
고상한 이름을 가진 ‘으아리’는 봄에 꽃피는 품종은 외래종, 토종은 가을에 꽃을 피운다. ‘으아리’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 줄기껍질이 두꺼워 추위에 잘 견디고, 잎자루가 길어지면서 다른 물체를 감는 특징이 있다. 요즈음 한참 꽃 피우는 외래종은 여덟 장의 꽃잎을 활짝 펼쳐든 것처럼 아름다워 눈에 한 번 스치면 한동안 눈길을 떼지 못할 만큼 매력적이다. 현관 벽면을 타고 올라 핀 꽃을, 출입문을 드나들며 감상하고 있다. <고결, 아름다운 마음>이 꽃말이다.

▲겹삼잎국화
꽃은 국화를 닮고, 잎 모양이 삼(麻)의 잎을 닮았으며 또 꽃잎이 겹으로 핀다하여 ‘겹삼잎국화’로 기록되어 있는데, 키가 커서 ‘키다리국화’ 여름에 핀다하여 ‘여름국화’라고, 옛날부터 불렀던 꽃이다.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 곁에 가까이와 있는 야생화다. 예전에 농촌 집안, 대문 밖 가까운 길거리, 산기슭의 풀밭이나 냇가에서 많이 봐왔던 노란 색깔의 꽃이다. 노란색은 부와 권위를 상징하며 기쁨과 희망, 지식, 결단력, 집중력, 밝고 쾌활함 등을 나타내는 색깔이고 우리 정서에 딱 맞는 꽃이기도 하였다. 요즈음은 구경조차 할 수 없으며 귀한 대접을 받고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 집 정원 가운데 자리 잡고, 높이 자라 만개하기 시작했다. 유년시절 희망의 끈을 꽉 잡고서 앞만 보고 달려가던 생각이 나기도 하는데, 나만의 생각일까!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기도 할 것이다. 화단을 가꾸는 재미가 여기에 있는 듯하며,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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