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서당골’ 맛
상태바
청산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서당골’ 맛
  • 도복희기자
  • 승인 2020.02.27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당골식당 양오석·유말연 부부의 맛자랑
닭과 돼지 등뼈, 신선한 버섯 ‘3박자의 맛’
건강과 맛을 함께 즐기는 국내 유일 신메뉴

청산으로 들어가는 초입 서당골식당(지전길 27-9)이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메뉴임을 자부하며 맛과 건강 두 가지를 잡을 수 있는 음식으로 오픈한 그곳에 찾아갔다. 양오석(58)·유말연(54) 부부가 6개월 간 고군분투하며 특별하게 만들어 낸 레시피였다. 하루 한정 수량만을 내놓는다는 독특한 경영으로 식당을 해나갈 생각이다. 정당하게 돈을 벌어 가치 있게 쓰고 싶다는 서당골식당 양오석 대표의 마인드가 귀하게 느껴졌다. 황금만능주의 시대 욕심을 자제할 줄 아는 능력이 흔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신선한 재료로 최고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서당골식당 이야기를 들어본다.

△주재료 버섯
새로 지은 건물은 깔끔했다. 주차장은 넓고 식당 내부도 여유로웠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양오석·유말연 부부는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양오석 대표는 김해농장에서 택배로 붙여 온 목이버섯을 손질하고 있었다. 느타리버섯은 이미 손질이 되어 보기 좋게 놓여있었다. 서당골식당의 주재료는 버섯이다. 계절마다 다른 종류의 4~5가지 종류의 버섯(느타리, 목이, 노루궁뎅이, 표고, 팽이 등)이 메뉴마다 들어간다. 하루 사용 분량의 버섯을 미리 손질해 놓고 그때그때 사용한다.

△메뉴개발만 6개월 2천만 원 써
양오석 대표는 인근 영동에서 20년 동안 건물임대업과 요양원을 운영했다. 7~8년 전부터 청산에 들어오는 것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적당한 장소가 없었는데 지난해 땅을 매입하고 건물을 지어 들어오게 됐다.
양 대표는 “청산은 풍광이 아름답고 보청천이 가까이 있어 깨끗하고 조용한 마을이면서 고속도로 진입이 쉬워 교통이 편리하다”며 “젊은 시절 경영했던 식당을 청산에서 다시 한 번 도전해 운영해 나가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부부는 시골에 살면서 좋은 음식을 만들어 오시는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싶다”며 “국내 유일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5~6개월 동안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는데 재료비만 2천만 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드디어 신메뉴 개발
오랜 노력으로 만들어진 음식이 닭·등뼈전골, 닭·만두전골, 등뼈·만두전골, 두부·만두전골, 버섯찜닭이다.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닭과 돼지고기, 버섯이 주 식재료로 들어간다. 잘 손질한 돼지등뼈는 70분, 닭은 20분간 삶아낸다. 12가지 재료를 넣어 3시간 끓여 만든 육수에 삶은 돼지등뼈와 닭을 24시간 숙성시킨다. 이 과정을 거치면 고기 속에 양념이 베어 고기맛이 좋아진다. 전골냄비에 6:2:2의 비율로 삶은 닭을 한 마리 놓고 양 옆으로 등뼈를 놓은 뒤 그 위에 4~5가지 버섯을 올리고 끓여 먹는다. 닭과 돼지고기를 삶아 기름기를 제거한 후 버섯을 이용 전골로 끓여낸 것. 버섯찜닭은 아귀찜에서 착안, 아귀 대신 닭을 이용하고 콩나물 대신 버섯을 이용해 만든 요리로 맛과 건강을 챙긴 음식이다. 전골에는 빻아 사용하는 마늘이 아니라 통마늘이 들어간다. 전골이 끓으면서 익으면 손님들이 건져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등뼈·만두전골을 시켜 점심을 먹고 있는 손님들은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하다”며 “몸에 좋은 느낌이 들고, 마늘이 익으면서 건져 먹으니 식감이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준비한 재료 소진되면 영업 종료
양 대표는 “욕심 부리지 않고 초심을 지키며 식당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많은 양을 팔기보다 신선한 재료를 구입해서 청결하고 친절하며 맛있게 손님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당골식당은 하루 닭 20마리에 등뼈도 이에 기준한 양만 삶아 판매한다. 점심시간에 준비한 재료가 소진되면 영업이 종료된다. 아무리 손님이 와도 그 이상은 받지 않을 예정이다.
아내(유말연) 역시 “욕심이 생기면 맛이 바뀔 것”이라며 “욕심내지 않고 맛을 최우선으로 장사를 해나갈 것”이라고 남편의 말에 동조했다.

△즐거운 식당
양오석 대표는 “일이 즐겁다. 사람이 사는 것 같다”고 식당일을 즐거워했다.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하는 그는 “손님들이 음식을 드시고 즐거워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돈을 버는 과정과 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당하게 벌어 가치 있게 쓸 수 있기를 바랐다. 영동에서 청산으로 이주한 만큼 주위 분들과 친하게 지내기를 원하고 있었다. 영동에서 지낼 때도 지역사회 장학금과 물품 기증,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기부행사를 해왔는데 식당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그러한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끄럽지 않게 벌어 당당하게 쓰고 싶다는 양 대표의 꿈이 조만간 이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웃과 공유하기 위해 즐겁게 일하는 식당의 음식 맛은 말해 뭐할까. 질 좋은 재료로 오는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데 이보다 좋은 음식이 어디 있을까. 초심을 잃지 않고 경영해 나갈 거라 다짐하는 그의 선한 웃음에 믿음이 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