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파견 자원 또 자원한 옥천의 ‘白衣’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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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파견 자원 또 자원한 옥천의 ‘白衣’ 청춘들
  • 임요준기자
  • 승인 2020.03.05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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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영준·남하종 군북·이원보건지소장
대구 파견 자원 이어 연장근무 또 자원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어디든 가야죠”
대구 달서구보건소에서 파견 근무하는 엄영준(오른쪽)·남하종 군북·이원보건소장이 방호장비를 착용하고 검체 채취를 준비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보건소에서 파견 근무하는 엄영준(오른쪽)·남하종 군북·이원보건소장이 방호장비를 착용하고 검체 채취를 준비하고 있다.

“나의 능력과 판단에 따라 환자의 이익이라 간주하는 섭생의 법칙을 지킬 것이다”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가슴 깊이 새기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일부다.

이 선서를 실천하고자 코로나19 최대 확산지 대구로 달려간 옥천의 백의(白衣)들. 힘들고 고통스런 일이기에 자원 파견은 생각조차 어렵지만 이들에겐 당연한 일이었다.

지난달 22일 대구 달서구보건소로 달려간 엄영준(32) 소장은 “환자는 늘고 인력이 절실한 상황에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그것이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라며 누구에겐 힘들고 꺼리는 일이지만 그에겐 당연한 듯 말했다.

남하종(31) 소장도 “거창한 게 아니다. 공중보건의로서 국가적 재난시 필요한 의료인력으로 투입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고 학교서 배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실천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곳 대구 상황도 전했다. 남 소장은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달서구는 인구가 가장 많고 신천지 신도수도 가장 많은 곳이다. 그래서 검체량도 가장 많이 나온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길거리에 오가는 사람이 없다. 번화가에도 사람이 없다. 스산할 정도로 도시 분위기가 죽었다. 반면 보건소는 업무도 많고 분주하다. 마치 카우스 상황 같다”고 했다.

이들의 용기는 또 한 번 펼쳐졌다. 당초 이들의 파견근무는 오는 6일이면 종료된다. 교체 파견자는 9일에 들어온다. 문제는 주말이다. 나가고 들어오는 파견자 사이에 주말은 근무자가 없게 된다. 이들에게 문자 한통이 전해진다. 이런 상황을 알리며 9일까지 연장근무자를 자원 모집한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주저하지 않았다. 문자를 받자마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이들은 연장근무를 자원했다.

남 소장은 “3~4일이라도 공백이 생기면 안 된다. 모르긴 해도 아마도 대부분 연장 자원했을 것”이라며 머쓱해했다.

옥천주민에게도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엄 소장은 “옥천보건소 직원 모두가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주의해야 한다. 보건소에서 알리는 정보를 꼭 숙지하셔서 그대로 실천해 달라”고 반복해 당부했다.

이어 “옥천주민 모두가 건강하고 아픈 사람 한 분도 없이 지나갔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오직 국민의 생명만을 생각하며 험지로 뛰어든 옥천의 백의 청춘들. 누구든 한다지만 누구든 할 수 없기에 이들의 자원 근무는 아름답기만 하다. 의무라고, 당연하다고 말하지만 자원에 또 자원은 쉽지 않은 일. 이들이 있기에 옥천이 자랑스럽고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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