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가 만발해지는 나이
꽃 이름에 관심을 가지며
혼술, 혼밥이 더 편해지는 나이
책의 서문만으로 대충 어떤 내용이겠다 감 잡아서
한 권의 책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나이
우울증 약을 장기적으로 섭취하거나
수면제를 먹어야 잠들 수 있는 나이
속내를 꺼내놓던 친구가 뇌사에 빠진 지 일주일 만에
장례식 사진에서 웃고 있는
다시 일년 후 같은 날 그녀의 무덤가에
수국 화분 들고 찾아가는
완전히 놓을 수도 악착을 떨며 뭘 붙잡을 수도 없는
어정쩡할 수밖에 없는 나이
마지막이다 싶은 연애에 남은 생을 내걸고 싶지만
도대체 사랑이라는 감정조차 시큰둥해지는
그렇고 그런 그럼에도 충분히 눈부신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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