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백미(百媚)는 아무래도 초등학교 1학년 입학식이 아닌가 싶다. 긴 겨울의 잔재가 사라지며 봄이 시작되고, 학생들은 학년말 휴가를 끝내고 새 학기 첫 등교하는 시기에 새 학년을 맞이하는 입학식이 있어 거리와 학교는 생동감이 넘쳐난다.
따뜻한 양지쪽에 움트는 파릇한 새싹, 그리고 학교에 처음 간다는, 학생이 되었다는 자부심을 갖는 초등 1학년들의 입학식은 희망과 기쁨의 시작이다. 꽤 오래전만 해도 왼쪽 가슴에 손수건을 접어 이름표와 함께 달고 다니던 모습은 왠지 앙증맞고 귀여운 ‘1학년만의 특별표시’였다.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지만 참 정겨운 모습이었다.
입학(入學)은 배움의 길로 들어섰다는 말이다. 그래서 유치원은 입학이라고 하지 않는다. 학교에 들어가야 입학인 셈이다. 중·고·대학의 입학식은 초등학교 입학식만큼 정겹지 못하다. 이미 경험을 했기 때문일까? 요즘 초등학교 입학식에도 가보면 할아버지, 할머니지, 어머니, 아버지 등 온 가족이 모두 참석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유치원의 점심 식반이 들은 가방을 메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책을 넣은 가방을 메고 다니는 모습이 대견해서일 게다.
지난해 3월 중순 경, 시골 초등학교장으로 근무하는 교장선생님을 만나 적이 있었다. “올해 우리 학교 1학년 입학생이 몇 명인지 아세요?” 갑작스런 질문에 “글쎄, 농촌 인구가 줄었다고 하니 10여명 쯤 될까요” 했더니 웃음을 터뜨리며, “그 정도면 큰 학교예요, 우리 학교는 딱 한 명입니다. 한 명”, 그러면서 뒷이야기를 한다. 입학생이 한 명이어서 면장 이하 관내 기관장들이 참석하여 선물도 주고 크게 격려를 했다는 것이다. 정말 축복받은 입학생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3월은 ‘삼일절’과 학교 개학으로 시작한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은 태어나 처음으로 ‘학교’라는 공간에 들어서는 기대와 설렘이며 자식의 성장에 대한 부모들의 기쁨이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입학식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아이들의 실망이 클거 같다. 먼 훗날 초등학교 입학식의 추억은 ‘코로나19’라는 씁스레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 안쓰럽기만 하다.
그런 입학생들과 모든 학생들에게 3월의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 출발선에 서 있는 학생들에게 좋은 동기유발(動機誘發)은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더 크게 하는 촉매제이기도 하다. 동기유발은 “어떤 목표를 지향하여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일”이다.
많은 학부모들의 바램은 하나 같이 ‘우리 아이 공부 잘 해야 된다’이다. “잘해라”라는 요구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며 아이의 마음속 깊이 사랑으로 호응하는 학기 초가 되었으면 좋겠다. 작은 일에도 격려하고, 부족한듯함은 채워주면서 그렇잖아도 학교로 학원으로 쉴 틈 없이 쫓기는 아이들에게 잠깐의 여유와 잠깐의 틈을 주면서 부모의 사랑이 통하는, 그래서 꿈을 기르는 아이들이 되게 하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