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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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밭에서
  • 고안나 시인
  • 승인 2020.03.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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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안나 시인
고안나 시인

해질녘 슬피 우는 것이 너 뿐일까

 
움켜 쥔 손 펴는
너의 몸짓을 노래라고 하자
바람처럼 날고 싶어
날개 펴는 갈대를 본다
 
맨 몸으로
바람 앞에 쓰러진다
기울어진다
이것이 마지막 너의 몸짓이라면
가을은 나에게
사랑을 배우라고 한다
 
혼돈의 시간
세상이라는 늪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웅크린 날개 앞에서
바람도 한 번씩 제 만큼의 무게에 넘어진다
 
한 사나흘 흔들리다 보면
제대로 된 삶의 방식 하나 터득할까
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내가 나를 잊고 살듯
너 또한 노래하지 않았으리
 
빈손들의 함성에 새들은 날아가고
노을빛 하늘이 참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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